사진=tvN ‘60일, 지정생존자’
지난 2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2회에서 이무생은 탈북민 출신 연설비서관 김남욱 역을 맡아 본격적으로 등장, 연설비서관다운 단단한 모습과 더불어 능청스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주목시켰다.
김남욱(이무생 분)과 박무진(지진희 분)은 범상치 않은 장소에서 대면했다. 휴지가 없는 박무진에게 김남욱은 변기에 앉아 휴지를 굴려주고, 권한대행에 대한 말을 늘어놓았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나오면서도 박무진을 못 알아본 채 “정치경력이라고는 고작 6개월에 그것도 미세먼지 수치나 세던 사람이 북조선 애들을 상대로 뭘 할 수나 있겠어요?”라고 말하다 박무진을 발견, 사색이 된 김남욱은 곧바로 사과하며 무겁게 흘러가던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그런가 하면, 김남욱과 양진만(김갑수 분)의 특별한 관계가 드러나 이목을 사로잡았다. 대국민 담화문 준비 차 양진만의 연설 영상을 보던 김남욱은 양진만과의 정겨운 한 때를 떠올렸고, 미처 끝까지 보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난 그의 눈시울은 붉어져있었다. 양진만을 회상하며 먹먹해진 김남욱의 심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일에 있어서는 사뭇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테러의 배후에 대해 논의중인 상황, 터무니 없는 주제로 이야기가 흘러가자 듣고 있던 김남욱은 박무진을 한심하게 보며 “북한이에요. 북조선.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도 고깃배를 다 징발해다 잠수함을 만드는 독종들. 이 상황에 문과 이과가 무슨말입니까”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뢰할만한 데이터냐고 묻는 박무진의 말에 자신의 고향에서 고깃배는 생업이라는 중요한 정보를 전했다.
이처럼 이무생은 특유의 캐릭터 표현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억양과 적재적소의 제스처 등 디테일을 살린 연기로 김남욱 만의 특별한 스토리를 담아냈다. 여기에 매력적인 팔색조 열연을 통해 극의 텐션을 쥐락펴락하는 면모까지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발산했다.
특히 앞서 MBC ‘봄밤’의 남시훈과는 전혀 다른 면모로 시선을 강탈했다. 가증스러운 말과 냉기 가득한 눈으로 분노를 유발했던 이전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인간적이고 스마트한 연설비서관 김남욱의 새로운 색깔을 입으며 팔색조 매력을 가진 배우임을 확실히 입증했다. 이렇듯 어떤 인물이든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내는 이무생의 한계 없는 캐릭터 변주는 앞으로의 전개에서 보여줄 활약에 대한 기대를 절로 상승시켰다.
한편,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tvN ‘60일, 지정생존자’는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