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바이오벤처] "소리로 건강상태 알려주는 앱 만들것"

송지영 사운더블헬스 대표
소변소리로 전립선·방광 등 확인
바이오USA 투자 컨퍼런스 1위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막을 내린 글로벌 바이오 전시회 ‘2019 바이오 USA’에서 한국 바이오기업들은 각종 신약 개발 현황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이며 글로벌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부대행사로 진행된 투자 콘퍼런스 ‘RESI’ 이노베이션 챌린지 부문에서 한국 벤처기업이 1위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소변 소리를 녹음해 전립선 이상이나 과민성 방광 등을 진단하는 사운더블헬스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35개 벤처기업과 경합한 가운데 거둔 성과라 더욱 뜻깊다.

송지영(41·사진) 사운더블헬스 대표는 “배뇨는 잴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고 증상이 미묘해 진단마저 쉽지 않은데 각종 센서가 달려있는 스마트폰과 빅데이터를 결합하면 집에서도 측정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며 “병원에서 측정하는 방식과 비교했을 때도 상관계수(R값: 0~1까지 범위를 가지는데 통상 0.7 이상이면 매우 강한 상관관계를 뜻함)가 0.9 이상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소리로 방광 및 전립선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을까. 병원에서 전립선 검사를 할 때 저울이 장착된 변기에 소변을 보며 시간 당 소변의 양을 측정한다. 전립선에 이상이 있으면 소변이 쉽게 나오지 않아 시간 당 소변의 양이 적게 나온다. 부산과학고와 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한 송 대표는 저울 대신 소리로 시간 당 소변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송 대표가 첫번째 모델로 소변을 선택한 이유도 단순했다. 매일 몇 번씩 수행하는 기초적인 대사인데다 주변에 전립선 비대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 반면 전문적으로 이를 측정하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드는 비용도 저렴했다. 송 대표는 “수면무호흡 검사는 하룻밤 측정하는데 90만원 가까이 든다”며 “소변으로 사업모델을 만들고 이후 폐음, 심장박동음, 기침에서 정신건강까지 사업을 확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현재 소변의 유속만 확인할 수 있는 웰니스 앱으로 분류돼 있는 사운더블헬스는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과민성 방광일 수 있다’ ‘병원에 가야 한다’ 등의 간단한 진단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 수술이나 약물 치료 전 수행하는 행동치료 관련 사항들도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다. 송 대표는 최근 법인을 실리콘밸리로 옮기고 미국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궁극적으로 소리로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모바일 앱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국토 면적이 넓어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미국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주관적인 증상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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