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오가 속한 애프터문(디폴, 이종훈, 최영진)은 지난 5일 밤 9시 방송한 ‘슈퍼밴드’ 결선 2라운드 무대에 올라 자작곡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 무대를 선보였다.
/사진=JTBC ‘슈퍼밴드’
‘비포 선라이즈’는 지난 1995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러브송으로, 케빈오가 작사를 맡아 곡의 완성도를 더했다. 특히 곡 중반부에서는 영화 속 대사와 케빈오의 내레이션이 믹스돼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울러 애프터문의 색깔을 담기 위해 2주간 밤낮없이 고민했던 멤버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이 한곡에 담겨져 있었다.
앞서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긴장보다는 설렌다. 정말 저희를 사랑하게 만들 것”이라고 각오를 다진 케빈오의 말처럼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무대에 대한 마음을 대신했다.
무대 후 윤종신 프로듀서는 “이 팀이 결성된 후 이런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음악이 나온 거 같다. 앞 팀들도 모두 자작곡이었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제일 훌륭한 곡인 거 같다”며 “멜로디 라인이나 진행이 굉장히 완성도 있었고 가사가 굉장히 좋았다. 흠을 하나도 못 잡겠다”고 극찬했다.
윤상 프로듀서는 “결선 1라운드 점수를 의식하면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없어질 수도 있었을텐데 지난 결과와 상관없이 안정감 있게 곡을 준비했다고 생각했다”며 “역시 이 팀은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이같은 반응에도 애프터문은 결선 2라운드 총점 6700점을 기록해 5위를 차지, 최종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케빈오는 “저는 ‘슈퍼밴드’ 나오기 전에 고민을 엄청 많이 했다. 4년 전에 한국으로 처음 이사 오고 친구들이 많이 없었다. 그래서 외로운 마음으로 나왔는데 무엇보다 여기서 몇 개월 동안 같이 고생하면서 좋은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며 “이제 이 무대에 있는 친구들과 그리고 이 무대에 없는 더 많은 친구들의 음악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베이스 이종훈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결국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후 케빈오는 방송 직후 팬카페를 통해 ‘슈퍼밴드’ 마지막 출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슈퍼밴드’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는 “다락방 여러분, 저희의 결선 2라운드 무대 잘 보셨나요? 오늘 결과 때문에 아쉬워하실 수도 있고 제 걱정 까지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감사하고 자랑스럽다”며 “그동안 매주 마다 제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계속 기대 하면서 더 열심히 준비 할 수 있었고 모두의 응원과 사랑 덕분에 함께 이겨낼 수 있다라는 것을 아주 강력하게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결국에 남는 것은 무대이지만 제 기억 속에는 무대 보다 그 무대를 위한 과정들이 제일 소중했고 제 마음에 제일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그 와중에 여러분들이 무척 큰 힘이 돼주셨고 다른 참가자들 덕분에도 저는 혼자가 아니라고 계속 상기시켰다. 그래서 이렇게 훌륭한 뮤지션들, 제 새로운 친구들도, 계속 사랑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락방 그리고 ‘슈퍼밴드’ 식구가 하나가 되어 서로를 늘 지켜줬으면 좋겠다”며 “제가 여러분들께 따듯한 사랑을 얻을 만큼 저도 그런 힘이 되길 바라며, 이제부터 밴드이든 솔로이든 어떤 음악이든 희망을 가지고 더욱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글을 맺었다.
케빈오는 ‘슈퍼밴드’ 첫 방송부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 2015년 방송된 Mnet ‘슈퍼스타K 7’의 우승자이기도 했던 그가 밴드 오디션에 도전장을 내민 것에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 이유에 대해 케빈오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혼자서 하다 보니 외로운 것도 있고 음악이 잘 안 될 때도 혼자서 이겨내야 했다. 때문에 이젠 음악 친구들을 찾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음악을 하기 위해 참가를 결심하게 됐다는 케빈오는 자신의 바람대로 그동안 마음껏 무대를 즐기고 많은 뮤지션들과 음악적 친분을 쌓았다. 비록 ‘슈퍼밴드’는 탈락했지만 무대 본연의 맛과 준비과정 자체를 즐기고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다시 한번 대중에게 각인시킨 케빈오. 감히 그의 탈락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