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음식점에서 열린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일부 부족한 점이 있는 매수 후보라도 미흡한 점을 보완해 매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계열사 분리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 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충분한 재무적 안정성을 갖추고 항공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회사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건 (당국도) 마찬가지”라며 “(원매수자 중) 몇 가지 면에서 괜찮은데 한두 가지가 부족하다면 보완해주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산업이 독점산업인 만큼 재무건전성과 함께 외부 평판을 따져야 하는데다 막대한 현금 동원력이 필요해 마땅한 인수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미흡한 점이 있는 후보라도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아시아나항공의 분리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리매각에 관심을 갖거나 그런 적이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역시 일괄매각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에어부산을 분리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달 중순에 나오는 금융감독원의 키코(KIKO) 분쟁조정 결과에 대해서는 “재판은 어느 한 당사자가 전혀 원하지 않는 결과를 강요하지만 분쟁조정은 어느 한 당사자가 전혀 원하지 않는 안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양쪽 당사자가 받아들일 만한 분쟁조정안이 도출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거시경제 여건에서 통화·재정정책 수단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이미 금리가 충분히 낮은데다 대출규제가 있어 투자나 소비 등 측면에서 효과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유일한 거시경제 정책이 재정정책”이라면서 ‘국가채무비율 40%를 사수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쌀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먹지 말고 굶어 죽자는 얘기냐. 지금은 밥을 먹고 힘을 내서 일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고향인 강릉 지역의 출마설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는 “솔직히 평소에 국회의원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지만 있는 동안 제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비례대표 출마설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은 관심이 없고 자신이 없는 것이지 출마 자체가 두려운 것은 아니다”라면서 “굳이 국회의원을 한다면 제 고향(강릉)에서 해야지 비례대표로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