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이다연 '난코스 전문가' 수식어 추가요

KLPGA 아시아나항공오픈 최종
6타 줄여 유일한 두자릿수 언더파
한국오픈 이어 난코스서 2연승
조정민 4언더 2위, 최혜진 3위

이다연이 7일 아시아나항공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동료 선수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KLPGA

이다연이 7일 아시아나항공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동료 선수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KLPGA

‘메이저퀸’ 이다연(22·메디힐)이 한국 여자오픈 우승 이후 3주 만에 또 하나의 우승컵을 수확했다.

이다연은 7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의 웨이하이포인트 골프장(파71·6,07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아시아나항공 오픈(총상금 7억원)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 6언더파 65타를 스코어카드에 적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그는 조정민(25·문영그룹·4언더파)을 6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상금 선두 최혜진(20·롯데)이 3언더파 단독 3위로 뒤를 이었다.

이다연은 지난달 내셔널 타이틀 대회이자 K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제33회 한국 여자오픈을 제패한 지 3주 만에 시즌 2승이자 투어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지난달 16일에 끝난 한국 여자오픈을 마친 뒤 2개 대회를 건너뛰고 이번 대회로 복귀한 그는 개인적으로는 출전한 2개 대회 연속으로 우승하는 기쁨을 누렸다.


우승컵에 입 맞추는 이다연. /사진제공=KLPGA


시즌 4승의 최혜진(20·롯데), 2승의 조정민에 이어 세 번째로 다승자 대열에 합류한 이다연은 ‘최혜진 천하’에 반발하며 상금퀸 경쟁에 뛰어들 태세를 갖췄다.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받은 이다연은 시즌상금 4억9,938만원으로 이 부문 3위를 유지하면서 1위 최혜진(7억2,389만원), 2위 조정민(5억5,467만원)과의 간격을 좁혔다.

157cm의 크지 않은 키에도 250야드의 장타를 뿜어내는 이다연에게 ‘작은 거인’ 이외에 ‘난코스 전문가’라는 수식어도 추가해야 할 판이다. 한국 여자오픈이 열리는 인천의 베어즈베스트 청라와 이번 대회 개최 장소인 웨이하이포인트는 모두 페어웨이가 좁고 바람이 불어 공략이 까다로운 곳으로 손꼽힌다. 한국 여자오픈에서 나흘 합계 4언더파로 우승했던 그는 이날 유일한 두 자릿수 언더파로 6타 차의 완승을 거뒀다. 전날 출전 선수의 평균타수가 5오버파였음에도 5언더파를 쳐 2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선 그는 이날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정상까지 내달렸다. 전반에 3타를 줄인 이다연은 조정민과 최혜진에 2~3타 차 리드를 유지하며 순항하다 11번과 12번홀(이상 파4)에서 5m 넘는 버디 퍼트를 연달아 홀에 떨구면서 우승을 예감했다. 추격자 조정민과 최혜진이 후반에 나란히 1타씩을 잃은 사이 16번홀(파5) 버디로 쐐기를 박은 이다연은 17번홀(파3)과 18번홀(파4)에서 파를 지켜 여유로운 우승을 완성했다. 이다연은 경기 후 “한국 오픈 우승 뒤 시즌 2승을 목표로 삼았는데 빨리 찾아왔다. 하반기에 목표를 새로 잡아가겠다”며 “개인 타이틀 중에서는 대상이 가장 욕심 난다”고 밝혔다.

2타 차 2위에서 역전을 노린 조정민은 2타를 줄이며 이 대회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상금과 다승, 대상 포인트 등 주요 부문 1위를 달리는 최혜진은 전반에 4타를 줄였지만 11번홀 짧은 파 퍼트를 놓쳐 기세가 한풀 꺾였다. 16번홀에서는 드라이버 샷 OB(아웃오브바운즈)로 더블보기를 적어냈으나 17번홀 버디로 더 이상의 순위 하락은 막았다. 맥콜·용평리조트 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이 무산된 최혜진은 이번주 상반기 마지막 대회에서 KLPGA 투어 사상 첫 상반기 5승 기록에 재도전한다.

신인상 포인트 1위에 올라 있는 조아연(19·볼빅)이 1언더파로 4위를 차지했고 이날 5타를 줄인 베테랑 홍란(33·삼천리)이 이븐파로 이소영, 박지영, 박채윤과 함께 공동 5위 그룹을 이뤘다. 76명 중 36명이 출전한 중국 선수 중에는 장웨이웨이가 4오버파 공동 13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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