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LIFE] "환경 없인 관광대국도 없다"…'1회용 쓰레기 제로' 투어 진행

■'환경 지킴이'로 나서는 관광공사
비닐봉지·플라스틱 제품 사용 막는
친환경투어 20명 모집에 184명 몰려
4월부터 개방한 'DMZ 평화의 길'
음식물 반입금지·에어건 설치 등
생태·환경보존 최우선으로 고려
전국에 문화생태탐방로 48곳 운영
조직내부서도 친환경 생활 적극 실천

지난해 10월 한국관광공사 직원들이 강원도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방문객들로부터 친환경 서약을 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0~21일 대구에서 ‘친환경 투어’를 진행한다. 서문시장, 김광석 거리 등 대구의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이번 여행의 콘셉트는 ‘1회용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다. 참가자들은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포크·수저 등을 지참해서는 안 되며 화장실에서 손을 닦을 때도 휴지보다는 손수건을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원을 20명으로 한정한 친환경 투어 공모에는 184명의 지원자가 몰려 9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1인당 온누리상품권 2만원을 제공한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 프로그램인데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내년부터 연간 2회 이상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공사는 여행·레저 활성화를 통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요즘 들어 부쩍 ‘친환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조직 내부에서 친환경을 실천하는 것은 물론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여가 확대’와 ‘환경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생태보호 최우선’ DMZ 평화의 길…문화생태탐방로도 48곳 운영=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감시초소(GP) 철거 등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을 단계적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우선 지난 4월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해안 철책을 따라 금강산 전망대를 방문하는 강원도 고성 구간이 열렸으며 지난달부터는 철원 구간도 시민들이 둘러볼 수 있게 됐다. 경기도 파주 구간은 개방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관광공사는 DMZ의 생태 보호를 위해 △생수를 제외한 음식물 반입 금지 △동물들이 이동에 방해받지 않도록 철조망 높이 조절 △외부 토양 반입 방지를 위한 신발털이용 에어건 설치 △관광 해설 안내 매뉴얼에 ‘환경보전’ 내용 포함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9년 소백산 자락길, 강화나들길,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 박경리의 토지길 등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지정한 총 48곳의 ‘문화생태 탐방로’도 많은 관광객의 호응 속에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관광공사의 한 관계자는 “2014년부터는 48개의 문화생태 탐방로에서 진행할 만한 ‘걷기 프로그램’을 공모해 민간 사업자에게 운영비를 지원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며 “올해도 오는 11월까지 공모를 진행해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관광공사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근 발표한 ‘숨은 관광지’도 친환경과 생태 지향의 가치를 1순위로 고려했다. 올해 ‘숨은 관광지’에는 △울산 회야댐 생태습지 △제주 거문오름 용암길 △서울식물원 △경기도 연천고랑포구역사공원 △전주 팔복예술공장 등이 선정됐다.

◇지난해 ‘사회적가치실’ 신설…내부서도 환경보존 노력 박차=관광공사는 조직 내부에서도 환경보존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사회적가치실’ 신설한 관광공사는 사내 대규모 행사는 물론 부서 회의 때도 페트병이나 1회용 용기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모든 음식과 다과는 다회용 용기에 담겨 테이블에 오르고 직원들은 각자 준비한 머그컵으로 음료를 마신다.

친환경을 콘셉트로 한 캠페인과 각종 이벤트도 늘려가고 있다. 관광공사는 지난해 국립공원관리공단·대한적십자사와 환경·안전 분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강원도 원주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치악산에서 친환경 캠페인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당시 치악산 방문객을 대상으로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줄이기’ ‘쓰레기 버리지 않기’ 등의 문구가 적힌 서약서 작성을 독려했으며 설악산 국립공원, 양구 펀치볼, 문경새재 등에서도 관련 캠페인을 이어갔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2018년 한해에만 1,300명 이상의 여행객이 환경보존 서약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4일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친환경 실천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응모할 수 있는 이번 이벤트는 국내 여행 중 ‘음식물 구매 시 다회용 용기 사용’ ‘커피 구매 시 텀블러 사용’ 등과 같은 친환경 활동을 사진과 함께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는 행사다. 당첨자는 18일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관광공사가 이처럼 환경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시대의 중요한 화두인 생태주의적 가치를 외면한 채로 대한민국을 관광 강국으로 육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필리핀 정부는 세계적인 휴양지로 부상하던 보라카이의 환경오염이 극심해지자 지난해 4월부터 6개월 동안 섬을 폐쇄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해 6월부터 관광객을 받지 않고 있는 태국 피피섬의 마야베이도 환경 복구를 위해 2021년 6월까지 폐쇄를 연장하기로 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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