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STORY]"디캠프의 주인은 젊은 창업가...신뢰·인내가 소통열쇠"

김홍일 디캠프 센터장
일 자체 재미 느끼는 것 만족하며
항상 '갑 되지 말자' 생각 되새겨
입주사 체육대회 등 교류장 마련
하반기엔 정신건강 관리도 지원

김홍일 은행권청년재단 센터장이 디캠프 입주사 관계자와 함께 샘플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이호재기자

“센터장님, 저희 신제품 나왔는데 한번 봐주세요.”

8일 서울 강남구 디캠프 선릉센터에서 만난 김홍일 센터장은 입주사 직원이 꺼내 든 샘플 의류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나이는 얼핏 봐도 20년 이상 차이가 있었지만 형제나 동료처럼 편안한 대화가 오고 갔다. 심지어 ‘센터장님’이라는 호칭도 부임 초기에는 ‘홍일님’이었지만 디캠프 스태프들이 서로를 ‘00님’으로 부르는 탓에 어쩔 수 없이 직함을 넣게 됐다는 게 디캠프 측의 설명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1990년대생의 편입을 계기로 세대갈등이나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디캠프에서는 나이 차이가 수십 년 나는 이들 간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한 비결은 무엇일까.


“제가 서 있는 자리에서 존재 의미를 찾고, 하는 일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데 만족합니다. 어느 누구든 신뢰와 인내로 대하는 것도 기본 중에 기본이지요. 그럼에도 항상 ‘갑이 되지 말자’는 생각을 되새기며 젊은 창업가들을 대합니다. 사실 저는 이곳의 주인인 창업가들과 직원들이 저를 어떻게 볼지 궁금해요.”

그는 지난 30여년간 몸담았던 금융권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창업계를 오게 된 과정을 떠올리며 “은행에서 증권사·자산운용사·보험사까지 금융권의 다양한 회사를 거치며 재미있는 삶을 보낸 것은 주변 분들의 도움과 적절한 타이밍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특히 김 센터장 세대가 우리 경제의 발전기와 함께 성장해온 만큼 혁신을 키워드로 한 창업 생태계 속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일에 작게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그동안 디캠프에서 진행했던 업무 지향적 프로젝트인 ‘디데이’ 외에 창업 전선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일 외적인 부분에서도 즐거움과 연대의식을 맛볼 수 있게 배려한 것도 그가 특별히 신경을 쓴 지점이다. 대표적으로 입주사 대상 체육대회 ‘디브레이크(D.BREAK)’는 업무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이 잠시만이라도 일을 잊고 학창 시절로 돌아가 땀 흘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디캠프 입주사 가운데 9곳, 16개팀이 참여한 디브레이크는 탁구와 다트를 매개로 젊은이들이 하나 됨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이밖에 지난 4월 강원도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역을 찾아가 복구활동을 펼치고 디캠프 입주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형 A형 간염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비용을 부담한 것도 다른 스타트업 지원기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김 센터장은 “디캠프 직원은 물론이고 입주한 회사 직원 전원의 기본적 권리인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정신과 전문의가 제공하는 정신건강 관리나 심리 상담 등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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