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왼쪽)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달 20일 ‘중소·벤처기업의 증권시장 상장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제공=대구시
최한용 바이크마트 대표는 “회사가 커질수록 자금이 필요한데 은행 대출은 한도가 있고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아 회사를 시장에 내놓고 자금을 조달하려고 한다”며 “상장이 된다면 충분한 자금 확보는 물론 고객사로부터 신뢰도가 크게 높아져 기업가치 상승에 큰 도움일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국 최대 규모의 오토바이용품 중소 유통업체로 성장한 대구의 바이크마트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올 초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의 컨설팅을 거쳐 현재 한 증권사로부터 상장에 필요한 매출 등 수익률 관리를 받고 있다. 바이크마트는 이르면 2021년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이크마트는 현재 자체 온라인 판매 사이트 및 전국 1,000여개 오토바이 매장을 통해 헬멧·보호대·재킷 등 오토바이 용품을 유통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를 갖고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헬멧·스마트탑박스 등 첨단용품도 조만간 출시 계획이다.
정부의 코스닥·벤처 육성 정책과 맞물려 대구에 자리잡고 있는 유망 중소업체들이 증시 상장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대구의 상장기업 수는 유가증권 22개와 코스닥 33개, 코넥스 2개 등 총 57개로 전국 비중이 고작 2.5%에 그치고 있다. 같은 영남권인 부산(3.3%), 경남(3.9%)은 물론 경북(2.6%) 보다도 낮은 실정이다. 최근 상장 현황도 지난 2016년 1곳, 2018년 2곳 등 기업공개가 드물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 상황이 반전했다. 바이크마트를 비롯해 대홍코스텍(자동차용 정밀압연 강판), 미래테크(건축가설제품), 한유메딕스(의료용기기) 등 10여개 기업이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졌다. 상장 요건이 완화되는 등 상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과거 관망하던 기업이 잇따라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넥스 진입에 나선 한유메딕스는 상장이 현실화되면 전국 대학기술지주회사의 60여개 자회사중 첫 상장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업 2년을 맞은 이 기업은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률이 35%(매출 15억7,700만원, 영업이익 5억6,3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다. 주력 생산품은 수액 주입세트와 압박밴드 등 의료소모품으로, 수면내시경 검사시 프로브가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후두마스크 기도확보기’ 상용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상장 준비 러시에 발맞춰 대구시와 한국거래소도 최근 ‘중소·벤처기업 증권시장 상장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지원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협약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대구지역 우수 중소·벤처기업의 상장 추진을 위한 역량 강화를 비롯해 성장·금융전략 등 맞춤형 컨설팅을 나선다. 상장 준비를 위한 기업설명회도 개최해 다수 유망 중소기업의 관심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대구시도 스타기업 선정·육성 등을 통해 예비 상장기업을 꾸준히 발굴할 예정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의 벤처기업들은 수도권에 비해 상장을 위한 정보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다”며 “한국거래소와 손잡고 다양한 상장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