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철 뉴라클사이언스 대표
“2010년대에는 면역항암제가 바이오의약품의 대세였다면 2025년부터는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신경을 회복, 치매를 치료하는 의약품이 부상할 것입니다. 지금부터 면역을 이용한 알츠하이머치료제를 개발한다면 주목할 만한 성과를 얻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팬제노믹스, SK케미칼,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경험을 쌓은 김봉철(사진) 뉴라클사이언스 대표가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치매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암 자체를 공격하기보다 인체의 면역을 강화해 암을 자연적으로 치료하도록 만든 면역항암제처럼 주변 환경을 정비해 뇌의 신경에 쌓인 아밀로이드와 같은 비정상 단백질을 ‘청소’하는 방식이다.
기존 치매치료제는 노화로 축적되는 특정 단백질을 제거하는 항체에 주목했다. 알츠하이머가 진행되면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단백질 등이 뇌에 쌓이는데 글로벌 제약사는 이들 특정 물질만을 제거하는 신약 개발에 집중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치매치료제 4종 모두 단백질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이는 근본 치료제라기보다는 축적속도를 늦추는 역할에 그친다.
김 대표는 신경계의 면역 기능이 대사의 전환과 함께 활성화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세포가 사용할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대사 작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격렬한 운동을 할 때 빠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산소 없이 포도당을 나누는 ‘해당작용’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사용하는 ‘산소호흡작용’(TCA회로와 전자전달계로 이뤄진 에너지 대사 과정)이 그것이다. 김 대표는 신약후보물질 ‘NS100’에 의해 면역 작용이 활성화된 미세아교세포에서 해당작용이 활성화된다는 점을 양성자방출단층촬영(FDG-PET) 검사로 확인했다. 이는 해당작용이 활성화 된 미세아교세포는 비정상 단백질을 ‘청소’하고 죽은 신경을 다시 재생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 대표는 ‘NGDF’라는 단백질이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를 방해한다는 점을 밝혀내고 이에 대한 항체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신약후보물질 ‘NS100’은 NGDF 단백질을 제거하는데 이를 제거하자 미세아교세포가 다시 ‘청소’ 작용을 진행해 아밀로이드 베타와 같은 오래된 단백질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NGDF와 관련된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10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미지의 영역”이라며 “얼마전 묵인희 서울대 교수가 발표한 논문 역시 이와 관련됐다”고 덧붙였다.
뉴라클사이언스는 올해 전임상시험을 거쳐 내년 유럽 등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