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총장 임명 최대 관건은 독립성이다

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최대 이슈는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였다. 윤 후보자는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정치 논리에 따르거나 타협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후보자는 “그동안 검찰이 권력 앞에 흔들리고 스스로 엄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여긴다”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모두발언에서 ‘국민’이라는 단어를 열아홉 차례나 쓰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을 강조한 것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만 바라보며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윤 후보자가 독립성 확보를 누구보다도 강조했지만 중요한 것은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과거 검찰총장들이 모두 독립성 확보 의지를 밝혔으나 검찰 조직이 정치권력에 휘둘린 사례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아들들에 대한 수사는 엄정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의 대선자금 의혹, 이명박 정부의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박근혜 정부의 ‘정윤회 문건’ 의혹 등 권력과 관련된 사건 수사들도 철저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윤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중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올해 2월을 포함해 두 번 정도 만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윤 후보자는 “야인이었던 양 원장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났을 뿐”이라며 정치적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적폐청산 수사 지휘자이자 검찰총장 후보로 거명되던 인사가 대통령의 최측근을 만난 것은 정치적 오해를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또 서울중앙지검이 청와대가 주도하는 적폐청산 관련 수사를 앞장서 수행한 것을 놓고도 야당은 문제를 제기했다. 청문회에서 여러 쟁점이 있었으나 검찰총장 자질을 가르는 최대 관건은 독립성 확보다. 윤 후보자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검찰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그의 말에 믿음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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