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위증 논란이 불거졌다.
국회에서 8일부터 9일 새벽 1시 50분까지 이어진 인사청문회에서 윤 후보자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윤 후보자가 윤우진 씨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말한 언론 인터뷰 파일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파일은 뉴스타파에 의해 8일 밤 11시 45분에 공개됐고 차수 변경을 하고 9일 새벽까지 이어진 청문회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변호사를 소개한 것은 사실이지만 선임이 된 것은 아니다”라며 소개와 선임은 다르다고 해명했다.
우선 관련 사건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윤대진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육류 수입업자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다. 몇 개국을 옮겨다니다 체포돼 강제 송환됐는데 22개월 후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뉴스타파가 보도하고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청문회에서 공개한 녹음 파일은 윤 후보자가 2012년 12월 한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이다. 파일 속 윤 후보자는 “윤우진 씨가 ‘얘들(경찰)이 자기를 노린다’고 이야기하더라고”라며 “내가 ‘진작 이야기하지, 그러면 변호사가 필요할 테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이 사람한테 변호사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내가 중수부 연구관하다가 막 나간 이남석이 보고 ‘네가 (윤)대진이 한테 이야기하지 말고 윤우진 서장을 한 번 만나봐라’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자는 “(이남석 변호사에게) ‘만나서 자초지종을 들어보고 변호사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해보라’고 말했다”며 “그렇게 부탁을 하고 ‘네(이남석 변호사)가 만약에 선임을 할 수 있으면 선임해서 좀 도와드리든가’ 이렇게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석열 부장이 얘기한 이남석입니다, 이렇게 문자를 넣으면 너한테 전화가 올 것이다. 그러면 만나서 한 번 얘기를 들어봐라”며 “가까운 사람이 조사를 받는다고 하는데 변호사를 소개하는 것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도 설명했다.
이 밖에 윤 후보자는 “윤 씨와 (대검) 연구관을 할 때 주말에 몇 번 (골프를) 쳤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윤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는 윤 씨와 골프를 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두 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고 답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태 의원은 “이 기형적인 사건과 윤 후보자가 연결되는 접점이다. 변호사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이렇게 거짓말을 한 사람이 어떻게 검찰총장이 되겠나. 명백한 부적격자”라고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윤 후보자가 하루종일 말한 게 거짓말로 드러났다”며 “청문위원으로서 우롱당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마저 “녹취 파일 내용과 (청문회에서) 말한 내용이 다르다”며 “잘못 말한 것 같은데 사과해야 한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부정확한 기억 때문에 다르게 발언했을 수도 있다”며 “7년 전과 똑같이 기억하라 하는 것은 합리적인 주문이 아니다”라고 두둔했다.
윤 후보자는 변호사 소개와 실제 변호사 선임은 다르다며 문제될 게 없다고 반론을 폈다. 그는 “저런 말을 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사건 수임에 대한 소개를 한 적이 없다”며 “윤대진 검사를 보호하려는 마음도 있어서 가서 얘기나 들어보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7년 전에 통화한 내용이어서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을 수 있고, 여러 기자로부터 전화를 받았기 때문에 저 말이 팩트가 아닐 수가 있다”며 “변호사를 선임시킨 것은 아니다. 변호사는 자기 형제들이 결정했다”고 부인했다. 다만 “오해가 있다면 명확하게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