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둘러보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오른쪽). /EPA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8일(현지시간)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상한(농축도 3.67%)을 넘겨 우라늄을 농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농축도를 상향한다고 선언한데 이어 실제 실행에 옮긴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면서 이란과 미국 간의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대압박을 지속하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IAEA 이사회에 이날 이란이 우라늄 농축 제한을 넘어선 것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IAEA는 이란이 어느 정도로까지 우라늄을 농축했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상한을 넘어섰다고만 밝혔으나,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현지 사찰단에 농축도를 4.5%라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란 정부는 2015년 국제사회와 맺은 핵 합의(JCPOA)에서 약속한 우라늄 농축 상한(3.67%)을 더는 지키지 않겠다고 7일 발표한 데 이어 이날엔 핵연료인 우라늄을 4.5% 넘게 농축했다고 밝혔다. 앞서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8일 오전 이같이 밝히며 “20%까지 우라늄을 농축하는 일은 아직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의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과 이란이 체결한 JCPOA는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국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하지만 미국은 이 합의가 불충분하다면서 작년 5월 탈퇴를 선언하고 이란에 제재를 다시 부과했고 이란은 최근 핵 합의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 긴장이 고조됐다.
미국은 이란의 핵합의 불이행 소식이 전해지자 거듭 경고를 날리며 압박을 계속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8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기독교단체 행사에서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얻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도록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계속 그들의 경제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이란에 ‘최대 압박’을 지속할 것임을 거듭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과 우리 군대는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고 이 지역의 우리 직원과 시민을 보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이란은 국민을 돌보는 것과 이 지역에 폭력과 테러리즘을 퍼뜨리고 이스라엘에 대한 살인적 증오를 내뿜는 대리인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이란의 갈등으로 중동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국제유가는 ‘이란 사태’를 주시하며 혼조를 나타냈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3%(0.15달러) 상승한 57.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9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30분 현재 배럴당 0.54%(0.35달러) 내린 63.8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