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재산세 납부 고지서가 발부되면서 강남 등지에서는 전년보다 20~30% 오른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고가 단독주택이나 초고가 아파트뿐 아니라 지난해 가격 상승폭이 컸던 강북 인기 단지나 4억~6억원대 아파트들도 재산세 증가율이 만만찮았다. 실제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59㎡의 경우 올해 재산세는 전년 대비 28.29% 오른 228만원으로 세 부담 상한선에 육박했다. 위례 신도시에서도 재산세가 20% 이상 오른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부유층은 물론 중산층의 세 부담도 수위가 한층 높아진 셈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전국 재산세가 지난해 11조원에서 올해 12조5,000억원으로 1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 주요 지역에 위치한 주택의 재산세를 분석한 결과 다수의 사례가 재산세 부담 상한선인 30%에 육박했다. 올해 공시가 17억3,600만원을 기록한 서울 서초구 반포 자이(전용 84.94㎡ 기준)를 소유한 만 59세 A씨는 이달 말까지 내야 할 재산세가 511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24%나 늘었다. 6억원 초과 주택의 세 부담 상한선인 30%에 육박하는 증가율이다.
고가 단독주택이 밀집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단독주택은 올해 재산세가 385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0% 늘어난다. 이 주택의 공시가격은 14억9,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9%나 상승했다. ‘핫 플레이스’로 집값 상승이 두드러졌던 성동구 성수동1가에서도 공시가격 27억3,000만원짜리 단독주택에 전년 대비 30% 증가한 593만원의 재산세가 부과됐다. ‘연트럴파크’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마포구 연남동의 공시가격 6억6,000만원 주택 역시 지난해보다 30% 오른 102만원의 재산세를 내야 한다.
일부 소유주들은 공시가격 급등에 정정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구 잠실 엘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한 소유주는 “공시가 인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결국 지난해보다 20% 이상 오른 재산세 고지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서민주택도 세 부담 상승의 여파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세 부담 상한 구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던 주택들이 올해 공시가격 상승으로 상한선을 넘으면서 세 부담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동작구 상도더샵1차(전용 84.99㎡)는 올해 공시가격이 6억원선을 넘어서면서 재산세가 138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28.49%가 올랐다. 서대문구의 DMC래미안e편한세상(전용 84.95㎡)도 올해 공시가격이 6억200만원으로 산정돼 재산세가 155만4,000원으로 27.08% 급증했다.
재산세 고지 주체인 각 자치구는 민원 폭증을 우려하고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해마다 재산세가 고지되면 평소의 120% 정도 민원이 늘어난다”며 “올해는 재산세가 오른 분이 상당한 만큼 민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박윤선·이재명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