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노조의 파업이 시작된 10일 부산시 서면역 승강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연합뉴스
부산지하철 노조가 임금·단체 교섭 결렬을 이유로 10일 새벽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지난 2016년 9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의 일로, 당시 노조는 3차례에 걸쳐 22일간 파업했었다.
사용자 측인 부산교통공사와 노조는 임금인상률과 통상임금 증가분을 활용한 신규인력 채용규모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교섭에서 노조는 기존에 요구했던 임금인상률 4.3%를 1.8%로 낮추고 742명 증원 규모도 550명으로 줄인 수정안을 제시하며 한 발짝 물러났다. 하지만 공사는 4조2교대 근무형태 개편에 따른 인력 증원분을 포함한 총 497명 채용과 올해 임금 인상분을 안전인력 보강에 투입하자며 임금 동결을 고수하면서 타결에 실패했다.
공사는 지난해 2,142억원 등 매년 2,000억원대의 운영적자에 다른 지방공기업 임금보다 공사 직원 임금이 평균 10% 정도 높다는 이유로 임금 동결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공사 입장에서는 노조가 청구 소송을 제기한 2010년 8월부터 2016년 12월까지의 통상임금 미지급액 1,037억원도 부담이었다. 대법원의 통상임금 인정 범위 확대 판결에 따라 매년 300억원 상당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사는 임금동결 대신에 인건비 인상 재원인 47억원으로 임금을 올리는 대신 안전 인력 52명을 채용하자고도 제안했지만 노조는 임금인상 없이는 교섭 타결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에는 전체 조합원 3,402명 중 필수유지 업무자를 제외한 2,400여명이 참여한다. 이렇게 되면 전동차 운행률은 평상시의 61.7% 수준으로 떨어진다. 부산도시철도는 필수 공익사업장이어서 노조가 파업하더라도 필수유지 업무자는 일해야 한다. 공사는 필수유지업무자와 비조합원, 외부인력 등 2,300여명을 투입해 출퇴근시간대의 경우 100% 정상운행하고 기타 시간대에는 70~75% 수준을 유지해 전체 전동차 운행률을 73.6%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배차 간격이 길어지면서 시민 불편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파업 첫날인 이날 출근시간 대인 오전 7~9시에는 열차가 정상 운행했지만 오전 9시를 넘긴 이후 전동차 운행 간격이 평소 6분 30초대에서 11∼12분대로 늘어났다. 한 시민은 “출근 시간이 지나니 지하철 운행 간격이 확 늘어나 좀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필수유지 업무자와 외부인력 등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부산시는 파업에 대비해 택시부제 해제, 시내버스 배차 확대, 전세버스 운행 등 대체 교통수단으로 시민 불편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번 파업은 노조위원장이 사흘간 파업을 벌인 뒤 공사와 재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힌 만큼 오는 12일을 기점으로 철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사는 최대 쟁점 사안인 임금 인상에 대한 입장이 확고해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