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독자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훙멍’이 8월 중 베일을 벗는 가운데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양강구도를 깨는 첫 OS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화웨이가 훙멍 OS를 자체 스마트폰에 탑재하기 시작하면 구글 안드로이드 점유율을 뺏어 3년 내 6%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대부분 중국에서만 사용될 뿐 해외에선 영향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이어져 훙멍 OS가 올해 출시될 경우 안드로이드·애플 iOS에 이어 3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8월 9일 중국 광둥성에서 개발자대회를 열고 독자 OS인 훙멍을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올해 하반기 플래그십폰 P40 시리즈에 처음으로 훙멍OS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SA는 올해 훙멍 OS가 탑재된 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 OS의 0.3%인 1,090만대에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 훙멍 OS의 점유율은 △2020년 2.2% △2021년 4.3% △2022년 6% △2023년 7.5% △2024년 8.7%로 늘어나게 된다.
훙멍 OS의 비중이 늘어날 수록 안드로이드 OS의 점유율은 올해 84.5%에서 △2020년 82.9% △2021년 81.1% △2022년 79.6%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가 그동안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해온 만큼, 애플 iOS보다는 안드로이드 OS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iOS는 이 기간 동안 13%대의 점유율을 유지한다.
SA는 “화웨이는 중국에서 OS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갈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자체 앱 마켓에 익숙한 러시아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해외로도 진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훙멍 OS가 중국 이외 다른 지역에선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를 이용하지 못해 별다른 영향력을 끼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SA는 훙멍 OS 점유율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웨이의 주요 시장인 유럽에선 이미 안드로이드 앱 사용이 보편화됐기 때문에 화웨이 생태계가 이를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삼성전자(005930)와 마이크로소프트(MS)도 각각 타이젠·윈도 모바일 OS를 개발했지만 사실상 실패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7월 현재 기준 타이젠과 윈도의 모바일 OS 점유율은 0.21%에 불과하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