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감사보다 잘 나가는 회계법인 경영자문

M&A 증가·디지털 포렌식 확대로
작년 경영자문 매출 평균 20%↑
삼정 등 '톱4' 매출비중 50% 넘어


주요 회계법인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성장을 이끈 경영자문 부문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 인수합병(M&A) 증가와 신외부감사법 도입에 따른 디지털포렌식 시장 확대 등으로 회계법인의 경영자문 부문 매출이 급증이 예상됐던 감사 부문의 성장을 웃돌았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실적을 공시한 지난 3월 말 결산 회계법인들의 지난해 경영자문 부문 매출이 평균 20% 이상 급증했다.

국내 2위 회계법인인 삼정KPMG의 경영자문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4% 늘어난 2,53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4%에 달한다. EY한영 역시 지난해 경영자문 매출이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빅4’ 회계법인 중 삼일과 딜로이트안진은 아직 결산을 진행 중이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자문 부문 매출이 20%가량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는 신외감법 도입에 따른 감사보수 증가로 감사 부문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어긋난 결과로 기업 M&A 증가와 디지털포렌식 시장 확대,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회계법인의 경영자문 부문은 △M&A 자문 △디지털포렌식 △회계실사 등 재무 자문 △기업 및 채권가치평가 △부동산 프로젝트 및 파이낸스 자문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경기침체에 따라 M&A가 크게 늘며 M&A를 주관하거나 자문에 나선 회계법인들이 재미를 톡톡히 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기업결합 건수는 702건으로 2007년 이후 가장 많았다.

깐깐해진 감사로 커진 디지털포렌식 시장도 실적에 영향을 줬다. 한 대형 회계법인 파트너는 “신외감법 도입으로 회계 절차 위반이 발견될 경우 감사인이 아닌 외부 전문가 조사가 의무화되며 이 분야의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당국의 회계감리가 강화되며 불안감을 느끼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올해 회계법인들의 실적을 보면 회계법인에 대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자문 수요가 늘어나며 경영자문 부문 성장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