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일럽 드레슬. /출처=드레슬 트위터
시팅마오./출처=FINA 홈페이지
우하람이 12일 다이빙 남자 1m 스프링보드 예선에서 연기에 앞서 발끝을 세우고 심호흡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계올림픽 양강인 미국과 중국은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에서도 양강이다. 수영 종목 초강세를 앞세워 올림픽에서 최강 지위를 다퉈왔다. 육상 다음으로 많은 올림픽 금메달이 걸린 종목이 바로 수영이다.
2019 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이 12일 개막하면서 ‘미중 수영전쟁’도 막이 올랐다. 지난 1973년 시작돼 격년으로 열리는 수영선수권에서 미국은 열세차례 종합 우승했다. 우승을 놓친 것은 딱 네 번인데 두 번을 중국이 우승했다. 역대 획득 메달도 미국이 586개로 1위, 중국이 296개로 2위다. 2009년 로마 대회를 시작으로 10년간 미국과 중국의 2강 체제는 한 번도 깨지지 않았다.
미국은 한국 최초 개최이자 역대 최대 규모(194개국 2,639명 선수 참가) 대회인 이번 광주 대회에서 압도적인 최강 자리를 굳히려 한다. 2009년부터 매 대회 중국과 금메달 1~2개 차이로 박빙 대결을 벌이던 미국은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9개 차로 달아났다. 중국은 ‘어게인 2015’를 외치고 있다. 2015년 카잔 대회에서 중국은 금메달 15개 등 35개의 메달로 금 13개의 미국을 제치고 역대 두 번째 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중국이 수영선수권에서 미국을 앞지른 것은 2001년 후쿠오카 대회 이후 14년 만이었다. 후쿠오카 대회에서는 호주가 종합 우승하고 중국이 2위, 미국은 3위를 했다.
이번 대회 선전포고는 중국이 한다. 12일 시작돼 9일간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계속되는 다이빙은 중국을 따라갈 나라가 없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다이빙 금메달 8개 중 7개를 휩쓴 중국은 2017년 수영선수권에서도 금 13개 중 8개를 쓸어갔다. 미국은 동메달 1개를 땄다. 올림픽 금메달 2개, 세계선수권 금 6개, 아시안게임 금 5개의 다이빙 여왕 시팅마오(28)가 광주에 뜬다. 2011년 상하이 대회 여자 1m 스프링보드에서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을 따내며 이름을 알린 그는 이번이 다섯 번째 세계선수권이다. 2015·2017년에 금메달 2개씩을 따냈고 이번에도 중국 다이빙의 위엄을 뽐낼 태세다.
미국은 경영 최강국이다.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 42개 금메달 중 18개를 미국이 가져갔다. 그다음인 영국이 금 4개, 중국은 금 3개일 정도로 다른 나라들과 격차가 크다. 18개 중 무려 7개를 케일럽 드레슬(23) 한 명이 책임졌다. 드레슬은 생애 첫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50·100m 자유형, 100m 접영 등 ‘금빛 폭풍’을 몰아쳐 은퇴한 황제 마이클 펠프스의 후계자로 낙점받았다. 경영 경기는 오는 21일부터 8일간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다.
세계선수권 금메달 14개의 기록보유자 케이티 러데키(미국·여자), 부다페스트 대회 남자 200·400m 자유형 챔피언 쑨양(중국)도 미중 수영전쟁의 키플레이어다. 박태환이 전성기일 때 그의 라이벌로도 잘 알려진 쑨양은 아시아 최초의 세계선수권 단일 종목 4연패 대기록에 도전한다. 쑨양은 400m 자유형 3연패자다. 쑨양은 그러나 일부 선수들로부터 ‘약물 사기꾼’이라고 공개 비난받았을 만큼 이미지가 썩 좋지 못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도핑(금지약물 복용) 양성반응이 나왔는데도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고 지난해는 도핑 테스트를 피하려 혈액 샘플을 훼손해 물의를 빚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 참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FINA는 경고 처분만 내렸다.
한편 한국 다이빙 간판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은 12일 남자 1m 스프링보드 예선에서 6차 시기 합계 396.10점을 받아 3위로 12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1·2위는 모두 중국 선수다. 우하람은 14일 결선에서 세계선수권 개인전 최고 성적(7위) 경신에 도전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