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동진쎄미켐에서 열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반도체 소재 평가시설을 살펴보기 위해 방진복을 입고 있다. /화성=연합뉴스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를 제조하는 중견·중소기업을 찾아 지원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제품 국산화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작 업계는 지원에 앞서 ‘주 52시간 근로제’ 걸림돌부터 해소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체는 또 첨단 제품을 평가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조기에 구축해달라고 집권 여당에 요청했다.
이 대표는 12일 경기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 관련 회사인 동진쎄미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의 비정상적인 수출규제는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에 대한 명백한 ‘경제보복’”이라며 “지금 상황이 쉽지는 않지만 이번 일을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산업계의 구조를 혁신하는 좋은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정은 연 1조원 규모의 집중 투자로 (일본의) 규제 품목과 제재 가능 품목의 자립화를 추진하겠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우선 3,000억원을 배정할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의 요구 사항은 지원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노동정책인 ‘주 52시간제’ 해결이었다. 박성기 원익IPS 사장은 “(주 52시간제는) 연구개발을 할 때 지속성이 끊어지게 하는 측면이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연구개발 쪽에는 (주 52시간제 적용을) 조금 완화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정 메카로 대표이사는 “주 52시간제가 종업원의 성취욕을 억제시키고 있다”며 “자율에 맡길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의 알에스오토메이션 사장은 “대만·중국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데 주 52시간제와 같은 정책이 도움이 될지 안 될지 고려해주기를 당부한다”고 지적했다.
테스트베드를 속히 구축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성일 동진쎄미켐 사장은 “국산화한 첨단 전자소재를 시험해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조기에 구축해주면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고 지금의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업계 숙원인 테스트베드 센터 건립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빨리 설립해 개발역량 강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