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탄약창고 근처에서 발견됐던 정체불명의 거동수상자는 인접 초소 경계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조사본부는 수사단을 편성해 현장수사를 실시하던 중 13일 오전 1시 30분쯤 거동수상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검거된 인물은 당시 합동 병기탄약고 초소 인접 초소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병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해당 병사는 초소에서 동료병사와 동반근무 중 “음료수를 구매하기 위해 잠깐 자판기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소지하고 있던 소총을 초소에 내려놓고 전투모와 전투조끼를 착용한 채 경계초소를 벗어났다. 자판기는 이 초소에서 약 200m 떨어진 생활관 건물에 위치해 있다. 이 병사는 경계초소로 복귀하던 중 탄약고 초소 경계병에게 목격됐고 수하에 불응한 채 도주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초병의 암구호에 불응하고 도주했던 인물이 초병근무자라는 사실이 조사과정에서 확인됐다”며 사태가 커지자 두려운 마음에 자수하지 못하고 관련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본부는 당시 거동수상자가 랜턴을 휴대하고 어두운 색 복장에 모자와 백팩을 착용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현장재연 등을 통해 용의자 범위를 압축했다. 동반 근무한 병사에게 “상황발생 당일 경계근무 중 관련자가 근무지를 이탈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해당 병사의 자백을 받아 검거하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관련자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후 적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며 “허위 자백 관련 사항, 상급부대 보고 관련 사항 등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일 오후 10시께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해군 2함대사령부 탄약창고 근처에서 초병에게 발견된 정체불명의 거동수상자가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한 사실은 지난 12일에야 언론을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부대 장교가 ‘이번 사건으로 많은 부대원들이 고생한다’며 무고한 병사에게 허위자백을 제의한 사실이 드러나고, 국방부 등 상급기관에 대한 ‘늑장보고’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국방부는 정경두 장관 지시로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 25명, 해군 2함대 헌병 6명, 육군 중앙수사단 1명 등을 이번 사건 수사에 투입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