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이번주 실무협상 재개 시동거나

美 지난주 北에 실무협상 제안...北 회신 없어
北은 "자력갱생" 폼페이오 "체제보장"발언눈길

스티븐 비건(왼쪽)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명길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연합뉴스

미국이 지난주 북한에 실무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핵화 협상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비핵화 협상의 첫 단계로 핵 동결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북핵 동결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회동한 뒤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자리에서 북미 협상 시기와 관련한 질의에 “북한과 미국 사이에 계속 소통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견이 좁혀지면 (실무협상이) 이뤄지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곧 가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회동한 뒤 실무협상 재개 시점을 ‘2∼3주 내’라고 밝힌 점도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주 미국의 실무협의 제안에도 아직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를 앞두고 연일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공동논설을 통해 “자력갱생은 결코 정세변화의 요구나 일시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이 아니라 불변의 정치 노선”이라며 “힘의 강약과 이기적 목적에 따라 나라들 사이의 관계가 좌우되는 오늘의 세계에서 자기 것이 없고 힘이 약한 국가와 민족은 짓밟히든가 아니면 사멸돼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미국에서는 비건 대표가 나서고 북한에서는 김명길 전 주베트남 대사가 실무팀을 이끌고 나올 것으로 보이며 장소는 판문점과 평양·스웨덴 등이 외교사에서 거론된다.

관건은 북미가 북한의 포괄적 로드맵을 이끌어내느냐이다. 만약 북한이 포괄적 로드맵 마련에 동의한다면 미국은 상응 조치로 제재해제보다 체제보장을 약속해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 회의(NSC) 부보좌관 출신인 서배스천 고카의 ‘아메리카 퍼스트’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안전보장(security assurances)이 갖춰지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며 “그리고 우리가 올바르고 충분하게, 그리고 완전하게 검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비핵화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이는 진정으로 역사적인 업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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