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구는 최근 ‘빌딩풍’ 피해 예방 대책을 세우려고 한국재정분석연구원에 학술연구 용역을 맡겼다. 결과는 올 연말에 나온다. ‘빌딩풍’은 고층 건물 사이 좁은 통로로 부는 돌풍을 의미하며 골짜기에 부는 바람인 ‘골바람’과 같은 개념이다. 통로가 좁을수록 바람 세기와 압력은 커지는 특성이 있다.
구 관계자는 “빌딩풍 피해 예방 관련 법령과 연구자료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전국 처음으로 새로운 분야의 연구 용역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초고층빌딩은 5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200m 이상인 건물을 말한다. 해운대 백사장 앞에 지어져 곧 준공될 엘시티 3개동까지 포함하면 해운대에는 초고층 빌딩이 28개동이나 된다. 초고층빌딩은 서울 22개동을 포함해 전국에 111개동 뿐이기 때문에 밀도로 치면 전국에서 해운대가 가장 높다. 이렇다 보니 지역에서는 빌딩풍이 신종 재난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태풍 ‘콩레이’ 여파로 깨진 엘시티 외벽 유리창 파편이 빌딩풍으로 날아가 주변 건물 유리창을 훼손하고 인도와 도로로 떨어지기도 했다.
구는 용역을 통해 관내 초고층 빌딩을 대상으로 빌딩풍의 영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해유발 요인을 찾아내고 건축물 배치나 통경축(건물 사이 열린 공간)을 통과한 바람이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층빌딩 신축 때 고려사항과 규제사항 등 예방대책 표준안을 만들어 관련 법령 법제화 기초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홍순헌 구청장은 “이번 용역을 통해 빌딩풍 피해 예방 대책을 마련해 주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