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렐 전 CIA 국장대행 “개성공단 재개 대가로 北 핵 동결 타당”

WP 기고

마이클 모렐 전 미 CIA 부국장. /연합뉴스

마이클 모렐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대행이 14일(현지시간) 개성공단 재개 등 제한적 제재완화를 대가로 한 북한 핵 동결이 다음 조치로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동결이 비핵화 최종상태가 아니고 중대한 제재완화는 불가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동결에 핵 신고와 사찰단 허용을 수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렐 전 국장대행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그렇다, 핵 동결이 북한과의 타당한 다음 조치’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북한 핵·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이 2가지 측면에서 좋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결로 북한과 신뢰를 쌓아 핵 프로그램의 영구적 제한과 감축이라는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다는 점을 첫 번째로 거론했다. 동결이 없으면 북한의 핵무기 및 장거리 미사일 보유고가 늘어나 미국에 대한 안보위협이 커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모렐 전 국장대행은 동결을 대가로 개성공단 재개와 같은 제한적 제재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과 평양에 이익대표부를 개설하는 것도 대가로 고려될 수 있으나 무엇을 주든 북한이 동결을 이행하지 않을 때 원상복구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과 동결을 논의하더라도 동결이 협상의 최종상태가 될 수 없으며 동결 대가로 무엇을 내주든 중대 규모의 대북경제제재는 그대로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동결에 따라 북한이 모든 핵물질과 장거리미사일 생산시설의 규모와 위치를 신고해야 할 수 있고 국제사찰단의 이러한 시설 진입을 허용해 협상 중에 시설이 가동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해야 할 수 있다면서 “이런 조건이 없으면 동결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조치(동결)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심대한 제한이나 제거를 위한 최종 합의로 더 빨리 이어질 것”이라면서 “동결 아이디어를 거부하는 것은 어리석고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외교에 있어 사실상 타당한 다음 조치”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앞서 동결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핵 동결에 초점을 맞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미 국무부는 지난 9일 브리핑에서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를 목표로 재확인하는 한편 동결은 비핵화 과정의 시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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