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5당 대표 회동 18일로 가닥 … 꼬인 정국 풀릴까

황교안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
일대일 영수회담 고수서 입장바꿔
리더십 위기에 돌파구 모색한 듯
민주당 “환영” 靑도 “준비돼 있다”
여야 실무협의서 의제·일정 조율
與 “본회의 하루만” 野 “이틀돼야”
6월 국회 남은 일정 합의는 실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 간의 회동이 이르면 오는 18일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회담을 전격 제안한 후 여야 5당과 문 대통령 회동 일정을 비롯한 의제 설정 등이 실무협의를 통해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5당의 사무총장들은 이날 국회에서 만나 회동 일정과 관련해 18일 개최에 공감대를 이뤘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대통령님 일정을 확인해야 하지만, 5당 대표들 입장에서는 18일 정도가 제일 낫다”고 설명했다.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도 “목요일(18일) 정도면 좋겠다고 얘기가 됐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18일 이후 문 대통령 일정이 특별히 어렵지 않아 국회가 일정에 합의하면 해당 날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가진 황 대표는 일본 수출규제에 공동대응하고 정국을 ‘톱다운’ 식으로 풀자며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황 대표는 일본의 무역보복을 언급하며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면 우리 당은 대승적 차원에서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 외에도 △대일·대미특사 파견 △외교 라인 조속 교체 △민관정 협력 위원회 구성 등도 주문했다.

그동안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 후 황 대표와의 1대1 회담(5+1)을 고수한 반면 황 대표는 3당 대표 후 1대1(3+1)을 주장해 회동이 성사되지 않았다. 황 대표는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우리 경제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홍준표 전 대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황 대표의 경쟁자들이 정치활동을 재개할 조짐을 보이는 한편 당내 계파논란이 불거지자 분위기 전환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황 대표가 스포트라이트를 자신에게 돌리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황 대표가 5당 대표 회동을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보여 환영한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대통령과 5당 대표와의 회동은 항상 준비돼 있다”며 긍정적이었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만남이 접점을 찾아가면서 정국 돌파구를 마련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이날 국회에서는 여야가 평행선을 달렸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주재로 만났지만 임시국회의 남은 의사일정 합의에 실패했다. 여당은 추가경정예산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각종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19일 하루 동안만 본회의를 열자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건의안 표결을 위해 18일과 19일 이틀간 본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법상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하므로 본회의를 이틀간 열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문 의장이 ‘18일과 19일에 본회의를 열고 정 장관의 해임 건의안 표결을 마지막 안건으로 하자’는 중재안을 내놓았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쟁을 위한 의사일정 합의를 할 수 없다”며 “추경을 볼모로 삼아도 너무 많이 삼는다. 우리 착한 추경을 왜 그렇게 못살게 구느냐”고 반문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여야 교섭단체가 합의한 18~19일 본회의 날짜를 장관 해임 건의안 제출을 무산시키기 위해 하루만 잡아야 한다는 집권 여당이 제정신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태규·송종호기자 classic@sedaily.com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