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CRT 구상. /자료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자전거 급행도로’ 도입을 추진한다. 기존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차도와 별반 구분이 없어 위험하다는 점에서 차로를 과감히 줄여 자전거도로와 분리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문정·위례 등 5개 도시개발지구를 ‘자전거 특화지구’로 조성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시클로비아’를 방문해 “사람 중심의 자전거 혁명을 이루겠다”며 “서울을 사통팔달로 연결하는 자전거하이웨이(Cycle Rapid Transportaion, CRT)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클로비아는 총 120㎞ 구간의 도로를 매주 일요일마다 보행자·자전거 이용자를 위해 개방하는 세계 최대의 ‘차 없는 거리’다.
서울시 CRT 구상./자료제공=서울시
기존의 자전거 전용도로와 CRT의 차이는 차량·보행자와 물리적으로 분리된다는 점에 있다. 기존의 자전거도로는 차로와 공동으로 사용되거나 전용도로라고 하더라도 차로 한 귀퉁이에 완벽히 분리되지 않아 안전 문제가 있었다. 서울시는 차도와 자전거도로 사이에 노상 주차장을 설치하는 방식이나 아예 차도 상부에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는 고가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강 다리에도 자전거도로망이 설치된다. 가양·원효·영동대교 등은 주변의 관광자원과 연결해 나들이에 특화된 도로망이 구축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교량 구조물 개선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문정·마곡·항동·위례·고덕강일 등 5개 도시개발지구는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로 조성된다. 총 72㎞에 달하는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비율을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차 없는 거리’도 확대된다. 도로 중심의 기존 사업을 지역 단위로 확대한다. 이태원 관광특구·남대문 전통시장·강남 코엑스 확장이 유력하다. 잠수교·광진교 등 한강교량도 정례적으로 ‘차 없는 다리’로 운영될 계획이다. 서울시는 아직 구상단계에 있는 이번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올 하반기 3억원을 들여 타당성 용역을 실시한다. 박 시장은 “‘이동권은 시민의 기본권’이라는 원칙 아래 자동차 위주로 설계된 서울의 교통 체계를 보행자·자전거·대중교통 중심으로 재편하는 보행친화도시 신전략을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중남미를 순방하고 있는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이 14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시클로비아’ 현장에서 시민들과 자전거를 타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