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071050)가 안정적인 실적 행진을 이어가며 증권업계 최초로 세전이익 1조원의 벽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익구조 다변화에 성공한데다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 차익까지 더해져 어느 증권사도 넘지 못한 전인미답의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증권업종 전반으로도 금리 인하 호재의 온기가 더해져 하반기 순항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 지분 16%(4,160만주)를 카카오에 넘기면서 약 700억원의 세전이익이 추가될 것으로 추산됐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2018년 기준 결손금(1,412억원)을 감안할 때 처분이익으로 약 225억원이 인식될 것으로 추정되며 공정가액을 현재 알 수 없지만 액면가 수준으로 가정하면 약 480억원의 평가이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금융지주의 연결 순이익은 기존 전망 대비 9.0% 상향된 7,675억원, 세전이익은 1조5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앞서 카카오는 지난 12일 카카오뱅크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율을 현재 18%에서 34%로 늘리기로 의결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최대 주주를 카카오에 넘겨주지만 2대 주주의 지위를 유지하며 계속해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자본 투여 부담은 줄어드는 효과가 기대된다.
부진한 증시 흐름 속에도 실적 시즌을 맞아 한국금융지주를 비롯한 증권주 추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은 채권과 파생결합증권 시장의 우호적인 흐름과 안정성 탓에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KB증권은 미래에셋대우(006800)·NH투자증권(005940)·삼성증권(016360)·한국금융지주·메리츠종금증권(008560) 등 5개사의 2·4분기 합산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6,854억원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15.7% 웃돌 것으로 봤다.
기준 금리 인하 움직임에 따라 하반기에도 증권주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증권주의 경우 금리 하락은 채권 운용 실적을 높일 수 있고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고유상품자산의 가치를 상승시킨다”며 “고유자산의 규모가 크고 상품 소싱 역량과 고객이 많은 대형사의 실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