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은행들, 中企 어려울 때 대출 줄이지 말라"

"경기 어려울 수록 자금 공급기능 충실해야"


윤석헌(사진) 금융감독원장이 경제여건이 어려울 때일수록 은행권이 중소기업의 자금 공급 기능을 충실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대출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시중 은행들이 여신 심사를 강화하면서 기업 활동에 필요한 자금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윤 원장은 16일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은행권이 여신 유의업종 운영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기업활동에 필요한 자금공급이 위축될 소지가 있다”며 “금융회사 본연의 역할인 실물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재 은행권 제조업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은 5조5,000억원으로 2.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26조7,000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특히 조선·자동차업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정체상태다.

윤 원장은 “경기가 좋지 않다고 금융회사가 신용 공급을 과도하게 줄이면 경기 변동의 진폭이 커져 오히려 자산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며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를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면서도 충실하게 신용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기업이 어려울 때 기존 여신을 회수하는 것처럼 우산을 뺏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울러 윤 원장은 “올해 시범 실시 될 지역 재투자 평가에서 지역 경제의 자금중개 기능을 충실히 해낸 은행을 우대할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지방은행에 건전성 감독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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