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로또아파트'...채권입찰제도 꺼낼까

당정청 분양가 상한제 확대 공감
김현미 "부작용 없게 잘 준비"에
"6년만에 재도입 하나" 시장 촉각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도입과 관련, “최대한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이날 “상한제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에 당·정·청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해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한제의 세부 윤곽이 곧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시세 차익을 막기 위해 2013년 폐지된 채권입찰제가 재도입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채권입찰제는 1990년대 동시분양 등에 적용됐다가 없어진 후 2006년 참여정부 시절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전용 85㎡ 초과 주택을 대상으로 다시 실시 됐다. 시세의 90%(2007년 8월 이후 80%) 이하에서 채권매입액을 많이 써낸 사람을 당첨자로 뽑는 방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떨어지면서 2013년 5월 폐지됐다.


다만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채권입찰제가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채권매입액이 많은 순서대로 청약 당첨자가 결정되다 보니 수 분양자가 채권 매입액으로 늘어난 초기 자금부담액을 분양가에 프리미엄으로 반영하면 해당 아파트는 물론 인근 단지 가격까지 동반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로또’ 논란이 거세고, 이로 인해 청약 광풍이 나타날 경우 그 후유증도 만만찮아 정부 내 고민이 크다. 전문가들은 “전매제한 연장 만으로 ‘로또화’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채권입찰제를 시행하되 채권상한액을 적정선으로 낮추는 방안, 과거 판교에서처럼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에만 적용하거나 9억원·12억원처럼 금액대별로 채권액을 차등적용 하는 방안 등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참여정부 시절 공공택지 분양에 적용된 환매조건부 분양과 토지 임대부 분양 등도 시세차익 환수 방안으로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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