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더제이스토리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 은 125년전 이 땅을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민중 역사극으로 조정석이 별동대장 ‘백이강’역을 맡아 동학농민운동에 참여하여 일본군에 대항하는 의병을 연기했다.
조정석은 “아주 시원하다”고 인터뷰 소감을 전하며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속 시원히 털어놨다.
“사극 48부작이라 기간이 길어서 마음도 단단히 먹고 각오하고 현장에 들어갔다. 그런데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 현장이 생각보다 수월했다”
역사 속 가상의 인물을 실존 인물 같이 만들어 낸 것은 조정석의 노력과 고민의 결과였다. 그는 눈빛, 말투, 제스처까지 백이강이 존재했었던 캐릭터로 구축하며 조정석이 아닌 백이강은 떠올릴 수 없는 캐릭터 열연을 펼쳤다.
조정석은 “‘녹두꽃’은 전봉준 장군님을 주인공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여러 가상의 인물들이 그 시대 살았던 인물들의 시점에서 흘러가는 것이 매력적이였다. 백이현이 가상의 인물이다 보니 저의 상상력을 온갖 동원할 수 있었던 점이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사진=더제이스토리
사진=더제이스토리
조정석의 활약 덕분에 ‘녹두꽃’은 첫 방송부터 시청률 두 자리수를 돌파하며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으며 동 시간대 1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한 자리수 시청률을 줄곧 유지하며 지난 13일 시청률 8.1%로 종영했다.주말 밤 굳이 무거운 주제의 작품을 선택하려 하지 않아 아쉬운 시청률을 보였다. 그는 시청률 보다는 ‘녹두꽃’ 작품이 주는 의미를 더 특별하게 받아들였다.
“시청률은 좀 아쉽지만 우리 ‘녹두꽃’이라는 의미 있는 작품을 하는 것이 더 뜻 깊다고 생각한다. 민초들의 시선에서, 민초들의 관점에서 이 드라마를 접근할 수 있다는 게 되게 좋았던 것 같다. 현장에서 ‘시청률에 연연해 하지 말고 이 작품 하는 것이 의미 있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그의 맛깔난 전라도 사투리 연기 역시 화제였다. 전라도 출신 배우들도 인정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사투리에 대해선 어느 정도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입에 붙어서 사투리에 대한 개념이 없어졌다. 전라도 방언 특유의 맛이나 늬앙스가 파악이 될 정도이다. 전라도 분들이 종종 칭찬을 해 주시더라”
“배우 분들 중에 실제 전라도에 고향을 두신 분들이 많았다. ‘이두황’역으로 나온 서재규씨가 ‘선배님 전라도세요?’ 라고 물을 정도였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캐릭터로 2012년 신인상과 조연상을 휩쓸며 전국민에게 독보적인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후 ‘오 나의 귀신님’ ‘질투의 화신’ 등을 통해 로맨틱 코메디 배우의 이미지를 많이 보여준 그는 ‘녹두꽃’을 통해 로코를 넘어서 더욱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변주를 많이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녹두꽃’이 그런 기회의 장을 열어주는 작품이라고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신다. 그렇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를 할 지 저도 모르지만 변주를 많이 해보고 싶다”
사진=더제이스토리
조정석의 연기 철학은 ‘누군가한테 무언가의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내가 먼저 공감해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다. 그렇기에 좀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을 뿐 내적 감정변화를 연기하는 부분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그는 “‘보여줘야 한다’는 접근 보다는 ‘보여지는 거다’라는 접근을 한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동화고 울컥하는 그런 과정들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요동치는 나의 감정들을 표현해 내자 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라고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털어놨다.
그의 ‘배우로서 도전’은 계속 될 전망. 다만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흥미’와 ‘재미’다. ‘녹두꽃’ 역시 “거시기에서 백이강으로 넘어가는 인물은 배우로서도 매력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도 연기하면서 더 와 닿았다. 행운 같은 작품이다” 고 말하는 배우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영향을 받으면서 촬영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로 인해서 대다수가 흐트러지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힘들어진다. 그런 현장이 아니라서 행운 같은 작품이다. 이 것 이상 대변 할 수 있는 표현이 없다. ‘녹두꽃’은 저에게 행운 같은 작품이다.”
/김주희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