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가 정동영 대표와 함께 16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평화당이 16일 밤 열린 끝장토론에서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당의 진로에 대한 입장 차만 확인한 채 결렬됐다. 이날 10명의 평화당 의원들은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를 결성하는 데 합의해 사실상 분당 절차를 밟게 됐다. 토론에 참석한 최경환 평화당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오늘 의원총회에서는 다수 의원들이 변화를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 지도부가 총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있었는데 정동영 대표가 이를 거부했다”며 “10명의 의원들이 모여 대안정치를 발족하고 발표문 내용대로 종합해보자는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밤 9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된 평화당 의원총회는 자정이 다된 시각까지 이어졌다.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가나다 순) 등 10명의 평화당 의원들은 회의 후 공개한 ‘대안정치 결성 발표문’에서 “우리 10명의 국회의원들은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를 결성한다”며 “기득권 양당체제를 극복하고 한국 정치를 재구성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될 것을 다짐한다”며 “뜻을 같이하는 많은 분들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 의원은 “당장 탈당하자는 얘기도 있었다”면서도 “(탈당) 문제는 계속 논의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평화당은 분당이 기정사실화 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 대표 등 당권파는 자강론을 주장했고, 유 원내대표 등 비당권파는 제3지대론을 강하게 밀어붙여 왔다. 앞서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평화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끝장토론을 언급하며 “이권 다툼으로 보지 말고 환골탈태의 과정으로 판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비당권파 의원들은 ‘제3대안 세력을 위한 모임’까지 출범시키며 탈당 및 신당 창당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사실상 제3지대론을 가동해왔다. 반면 정 대표는 전날 평화당 최고위에서 “제3지대론에 원칙적으로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제3지대의 실체가 없다”면서 “당이 일치단결하고 호남에서부터 1대1 구도 확정과 수도권으로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며 자강론을 강조했다. 갈등을 해소하는 방식을 두고서도 유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정 대표는 대변화추진위원회(변추위)를 설치를 주장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