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맛·바나나 무지개...아이들 상상력 디자인에 담았죠"

김지민·최재은 에이드런 공동대표
보육원 등서 미술교육 봉사하며
독특한 발상 패션잡화로 만들어
지속적 사회환원활동 위해 창업
와디즈서 3,200만원 크라우드펀딩



김지민(왼쪽부터)·최재은(가운데) 공동대표가 에이드런 상호가 새겨진 팻말을 들고 밝게 웃고 있다./사진제공=에이드런

소셜 벤처 에이드런이 아이의 생각에서 발전시킨 디자인 패턴 ‘파도의 맛’./에이드런 홈페이지 캡처

“미술교육 봉사를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떠올린 사업 아이디어가 바로 에이드런입니다. 지난 2015년 처음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 주었죠.”

김지민(27) 에이드런 공동대표는 17일 서울경제와 만나 아이들의 기발한 상상력을 세련된 디자인 상품으로 담아내게 된 계기를 이렇게 소개했다. 순수미술(판화)와 디자인을 전공한 김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인연이 닿았던 최재은(28) 공동대표와 ‘미술’과 ‘교육봉사’라는 공통점으로 뭉쳤고, 이후 지속적인 사회환원 활동을 위해 창업이라는 길을 택하게 됐다.


그들이 설립한 소셜벤처기업 에이드런은 보육원과 같은 양육시설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미술교육을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만난 아이의 생각을 패턴 디자인에 담아내는 일을 한다.

이런 식이다. 세상 속 다양한 맛에 대해 이야기하던 아이가 김 대표를 포함한 봉사자에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맛은 파도 맛”이라고 말한다. 그 독특한 발상은 에이드런의 디자이너 손을 거쳐 패턴으로 재탄생한다. 에이드런은 이처럼 독특하고 귀여운 아이들의 발상을 ‘바나나 무지개’, ‘내 꿈은 체리나무’, ‘해먹 위에 누워 쉬는 아이스크림’ 등의 다양한 패턴으로 구현했고 에코백부터 핸드백, 지갑 등 여러 종류의 패션잡화에 이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아이들의 생각에서 출발한 디자인 패턴이 적용된 에이드런의 패턴백./사진제공=에이드런

에이드런의 제품은 지난 3년간 총 8번에 걸쳐 와디즈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로 선정돼 총 3,200여만원을 펀딩 받는 데 성공했다.처음에는 로고가 박힌 스마트폰 케이스 판매와 후원으로 시작했지만 그 후에는 아이들의 창의적이면서도 톡톡 튀는 생각을 디자인으로 담아내는 데 더욱 집중했다. 서포터가 양육기관에 후원하는 동시에 세련되면서도 기발한 상상력이 패턴으로 적용된 줄라이백을 구입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당초 목표보다 1,053% 초과한 2,100여만원을 모으며 성황리에 끝났다. 개인 차원의 봉사에서 스타트업으로 발전하는 밑거름에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이 많은 역할을 한 셈이다. 최근에는 잡화뿐 아니라 아이들과 미술로 소통해 온 노하우를 수록한 교재를 펴냈다. 에이드런이 직접 가지 못하는 곳에서도 교재를 바탕으로 활발한 소통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히려 제 자신이 힐링받죠. 서울 망원동에 마련한 쇼룸에서는 에이드런의 활동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과 디자인 패턴을 직접 만들어 보는 워크숍도 열어요.”

김 대표는 현재 은평천사원과 서울 용산의 보육원까지 총 2곳에 격주로 방문해 유치부와 초등부 아이들에게 미술을 통한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에이드런의 가치가 잘 녹아있는 시그니처 제품을 만드는데 힘을 쏟고 있다”며 “단순히 아이들에게 좋은 것이라는 메시지에서 머물지 않고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바로 알릴 수 있는 디자인을 고민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