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日 부당성 지적하면서도 "삿초동맹처럼 다시 손잡아야"

[日경제보복]
☞ 대일 유화메시지 보낸 정부
요시다 쇼인·다카스키 신사쿠 등
아베 정신적 지주까지 거론하며
"그들도 한일 협력에 동의할 것"
배상문제 해법 거론 '1+1+α안'
靑 "피해자 수용땐 검토" 입장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7일 오전 데이비드 스틸웰 신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의 면담을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17일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도 “우리는 일본과의 건설적 대화를 통해 수출통제와 대법원 판결에 관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일본이 ‘제3국 중재위 구성’ 답변 시한인 18일 이후 추가 보복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공개적인 대일(對日) 유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일본 근대화의 초석이 된 ‘삿초동맹’까지 언급하며 한일 간 협력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한일 양국은 일본의 레이와 시대 선포에 맞춰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은 주요20개국(G20)의 주최국으로 자유무역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으며, 일본은 자유무역의 가장 큰 수혜국 중 하나”라면서 “일본은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지킬 것으로 믿는다. 규제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일본 근대화를 이끈 조슈번(현 야마구치현)과 사쓰마번(현 가고시마현)의 삿초동맹을 언급하며 한일 간의 대승적 타협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메이지 시대에 서구사회와의 접촉을 통해 자유시장 경제를 받아들여 오늘날 경제·정치강국이 됐다”며 “19세기 조슈번과 사쓰마번처럼 한국도 일본과 손을 잡으면 기술과 혁신을 통해 동북아 지역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일본 메이지유신은 당시 앙숙관계였던 조슈번과 사쓰마번이 동맹해 일본의 정권을 장악하고 있던 도쿠가와 막부를 무너뜨리는 과정이었다.


이 관계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신적 지주인 요시다 쇼인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아베 총리와 그의 존경받는 아버지(아베 신타로)의 이름에 있는 ‘진(晋)’이라는 한자를 함께 쓰는 다카스키 신사쿠와 요시다 쇼인이 아직 살아 있다면 한국과 일본의 미래지향적 협력에 대한 평가에 동의할 것”이라며 “나카소네 전 총리, 후쿠다 전 총리 등 한일관계 진전에 힘썼던 전직 총리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이 한국의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수출규제 조치의 근거로 내세운 데 대해서도 “한국은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의 당사국이며 그 의무를 엄격히 준수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페니실린과 소니의 워크맨을 언급하며 정부가 기업의 창의성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페니실린이 세상에 가져다준 혜택과 세상을 놀라게 한 소니의 워크맨을 생각해보자. 이런 발명을 가능하게 하는 창조성이 정부가 행하는 조치로 소멸돼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일 무역전쟁의 발단이 됐던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서도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로 1965년 한일합의가 반인륜적 범죄와 강제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를 다루지 않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거나 버릴 수 없다”며 “우리는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 해결책을 만들어내고 싶다. 이것이 이 지역에서 우리가 직면한 수많은 도전에 비춰볼 때 한미일 간 연대를 유지하는 최선의 행동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의 해법으로 일각에서 거론되는 ‘1+1+α(한국 기업+일본 기업+한국 정부)’안과 관련해 “피해자들이 100% 합의하는 사안이 있다면 무엇이든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들과 국민들의 수용 정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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