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전에"...후분양 앞당기는 과천주공1

11월 예정 과천 써밋 푸르지오
서둘러 입주자 모집 공고 접수
승인땐 늦어도 내달 청약 돌입
"3.3㎡당 3,800만원~4,000만원"
선분양가比 얼마나 오를지 관심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제도화를 예고하면서 분양을 앞둔 정비사업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재건축단지들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과천의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과천주공1단지가 분양일정을 3달 가량 앞당겨 입주자를 모집하기로 했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 강화 이후 첫 후분양 사례인 만큼 승인 여부는 물론 실제 분양가와 분양 성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상한제 시행 전 재빨리 후분양 나서=17일 업계 및 과천시에 따르면 과천시 중앙동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과천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조합은 지난 15일자로 입주자 모집 공고를 접수했다. 이미 후분양을 결정하고 공사를 진행하던 이 사업지는 이달 들어 공정률이 60%를 넘겨 후분양 요건을 만족한 상태였다. 여기에 정부가 입주자모집공고신청일 기준으로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시행하려고 하자 이를 피해 후분양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조합은 이주 초 대의원회를 열어 애초 11월께로 계획했던 분양 일정을 빠르면 7월 말, 늦어도 8월 중으로 끝내기로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분양으로 HUG 규제를 피하고 발빠르게 입주자 모집을 결정한 이 단지는 이제 과천시청의 입주자모집공고 승인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달 15일자로 입주자모집공고가 승인되면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즉각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해도 이를 피할 수 있게 된다. 과천시 관계자는 “관련법이나 지침을 검토해 보완사항이 없으면 5일 이내 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승인 여부와 함께 최대 관심사는 분양가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과천 푸르지오 써밋의 3.3㎡당 분양가가 3,800만원에서 4,000만원가량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017년 이 단지는 선분양 추진 중에 HUG에 3.3㎡ 분양가 3,313만원을 제시했지만 거부당한 후 후분양을 선택했다. 지난 5월 분양한 과천자이(과천주공6단지 재건축)의 3.3㎡ 분양가는 3,368만원이었다. 현재 주변 신축 단지인 중앙동의 래미안에코펠리스의 시세는 전용면적 84㎡ 기준 3.3㎡당 3,440만~4,500만원, 원문동의 래미안슈르는 3.3㎡당 3,200만~3,790만원이다. 정비업계는 이에 따라 과천주공1단지의 후분양가가 얼마냐에 따라 분양가 규제의 강도가 정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피해 최소화 방안 고민 중인 분양 단지들=이미 후분양 요건을 갖춰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과천주공1단지와 달리 선분양과 후분양을 선택해야 하는 조합들은 고민이 크다. 당장 대의원회를 통해 후분양을 결정지었던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래미안 라클래시)도 선분양 재검토에 나섰다. 조합은 시공사에 HUG와 분양가 재협상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상황별 안건을 만들어 오는 8월 말 주민총회를 열어 선분양과 후분양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할 예정이다. 당시 HUG는 디에이치 포레센트와 같은 분양가(3.3㎡당 4,569만원)를 요구했으나 조합 측은 3.3㎡당 최소 4,700만원 이상을 고집했다. 후분양이 거론됐던 동작구 흑석동 흑석 3구역 재개발이나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분양가 상한제 예고로 조합들이 혼란에 빠졌다”며 “선분양이든 후분양이든 조합원들이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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