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들과 회담 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한 ‘정당대표 초청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이 발언을 듣다 메모하고 있다./연합뉴스
1년4개월 만에 청와대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들은 18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도 뼈 있는 말들을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함께 둘러앉으니 참 좋다”며 분위기를 이끌었고 여야 당 대표들도 진지하게 대화에 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이 끝날 때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청와대 인왕실의 창가에서 짧은 시간 동안 1대1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청와대도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이 여야 당 대표들에게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와 관련한 보고를 직접 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회동을 내실 있게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다.
이날 회동 시작 시간인 오후4시가 가까워지자 차담회 자리인 청와대 충무전실에서는 여야 당 대표들이 속속 도착해 차를 마시며 대화를 주고받았다. 황 대표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에게 “생신이라고 들었다”고 하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생일까지 기억하시고 민주평화당만 챙기시냐”고 농담을 건넸다. 황 대표는 심 대표에게 “세 번째 대표 축하드린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으나 심 대표는 “두 번째”라고 대답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낸 황 대표는 청와대가 익숙한 듯 이날 차담회 분위기를 주도했다. 황 대표는 전화하는 정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전화통화가 가능한가 보죠. 전에는 안됐었던 것 같은데”라고 회고했다. 또 충무전실의 열린 문밖을 가리키면서 “국무회의를 저 끝에서 했었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가끔 (청와대에) 들어오시느냐”고 물었고 이 대표는 “네. 당정 회의할 때”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대화’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연합뉴스
당 대표들이 일본 수출규제 문제 해결을 위해 분주한 청와대 참모들을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황 대표는 입장하면서 노영민 비서실장과 정 실장에게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정 대표는 정 실장에게 “정의용 실장 힘드실 텐데 회춘하셨어”라고 말하자 정 실장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기자들이 빠지면 안보실장·정책실장이 일본 관련 보고를 한다”고 안내했다. 곧이어 오후4시가 되자 충무전실에 입장한 문 대통령은 5당 대표와 악수하며 인사한 뒤 인왕실로 이동했다.
인왕실 테이블에는 총 6개의 의자가 놓였다. 문 대통령의 오른쪽으로는 이 대표와 손 대표, 심 대표가 앉았고 왼쪽으로는 황 대표와 정 대표가 자리했다. 황 대표가 일본 문제와 관련해 “외교·안보라인을 엄중히 문책하고 곧바로 경질하는 것이 국민을 안심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하는 순간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당 대표들의 발언을 주로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