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도 삼킨 '프리미엄 외식'

간편식 등장·소비 양극화에
중저가 브랜드는 설자리 잃어
올반 프리미엄·애슐리 퀸즈 등
객단가 높이고 메뉴 업그레이드
석달새 매출 최고 70% 상승도
CJ 몽중헌·소설한남 등도 인기


불경기에 허덕이는 외식시장이 ‘프리미엄’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가정간편식의 등장으로 집에서도 외식 못지않은 수준의 요리를 즐기고, 소비의 양극화로 중저가 브랜드가 설 곳을 잃은 악조건 속에서 객단가를 높인 역발상 접근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한식 뷔페 ‘올반 프리미엄’ 센트럴시티점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기존 올반 매장의 간판에 ‘프리미엄(Premium)’을 추가하면서 메뉴에서부터 인테리어까지 전반적인 서비스의 질이 향상된 덕이다.

물론 이용료도 높아졌다. 올반 프리미엄 매장을 평일 점심에 이용할 경우 성인 기준 2만 5,9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기존 올반 매장의 평일 점심 이용가격(1만 4,900원)보다 2배 가까이 비싸다. 평일 저녁 이용가격은 3만원이 훌쩍 넘는다. 이러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몰려드는 까닭은 프리미엄 매장만의 확실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올반 프리미엄 매장은 주문 즉시 음식을 조리해주는 ‘라이브 뷔페’를 매장 곳곳에서 선보인다. 철판 스이크를 비롯해 찹스테이크, 양념목살구이 등을 그 자리에서 구워주는 ‘라이브 그릴’과 다양한 한식을 제공하는 ‘한옥’ 등의 코너에서 80가지가 넘는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전문점과의 제휴를 통해 아이스크림, 떡 등 디저트 코너도 강화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기존 올반 매장 대비 가격은 상승했지만 가치를 중시하며 품격 있는 맛과 분위기를 외식 선택의 기준으로 선택하는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외식시장 양극화에 따라 맛, 서비스 등 모든 부문에 있어 프리미엄 수준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 경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렇다 할 강점을 가지지 못한 중저가 패밀리 레스토랑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54개 매장을 운영하던 한식 프랜차이즈 계절밥상은 6월 말 기준 16개 매장만이 남았으며 빕스는 85개 점포 중 30개 가까운 매장이 문을 닫았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올반 역시 지난해 12개 매장 중 네 군데가 문을 닫았다. 폐점한 곳 중 두 군데는 해산물 선호 트렌드를 반영해 평균 4만원 대의 해산물 뷔페 ‘보노보노’로 변신했다. 이 두 곳은 기존 올반 매장보다 매월 2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도 고급화 전략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4월 말 ‘애슐리 퀸즈’로 업그레이드된 애슐리 부천점은 오픈 100여 일 만에 전년 동기 대비 70%나 매출이 증가했다. 일 평균 방문객 수도 33% 늘어났다. 주말 이용료가 2만 4,900원으로 2만원 선을 넘어 가족단위 고객에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방문 의사는 오히려 95%로 높아졌다. 애슐리 관계자는 “애슐리 부천점의 경우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돌면서 지속적으로 방문 고객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애슐리 부천점의 성공적인 재도약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기존 매장을 변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도 프리미엄 외식업에 힘을 주고 있다. 중식 파인다이닝 ‘몽중헌’ ‘쥬에’ ‘덕후선생’과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소설한남’에 이어 올 4월에는 런치 오마카세가 12만원에 달하는 ‘스시테츠가’를 한남동에 오픈했다. 소설한남도 디너 코스의 가격이 1인당 10만원을 넘지만 매일 만석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가 높아 최소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호텔이나 정상급 셰프와 함께 새로운 요리 개발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위해 파인다이닝을 시작했는데 고객들의 취향이 점차 고급화되면서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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