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의 80톤 규모 초대형 굴착기가 러시아 바이칼 호수 인근 석탄 광산에서 채굴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인프라코어가 신흥 시장인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서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CIS는 구 소련을 구성했던 국가들이 소련 해체 후 맺은 정치공동체로,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9개국과 1개 준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CIS 건설기계 시장에서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20% 성장한 판매량을 달성했다고 18일 밝혔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CIS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0% 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나온 성과여서 그 의미가 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러시아를 제외할 경우, 판매량 증가폭은 전년 동기 대비 170%에 이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카자흐스탄 현지 유력기업인 투르크와즈(Turkuaz)와 올해 초 신규 딜러십을 맺고 지난 6월 두산 장비를 알리기 위한 고객 초청 행사를 여는 등 시장공략에 나섰다. 건설기계 업계에선 현지 판매망을 장악하고 있는 딜러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판매량이 좌우될 정도로 딜러십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투르크와즈는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시장에서 유통·건설·공항·산업용 장비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대기업이다. 딜러십 체결 이후 투르크와즈를 통해 중앙아시아 시장에서 판매한 두산 장비는 중대형 굴착기와 휠로더, 굴절식 덤프트럭 등 100여 대에 이른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올 초 우즈베키스탄에서 47대 건설기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CIS 시장 내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며 “카자흐스탄에서도 강력한 딜러십을 중심으로 영업 경쟁력을 더욱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CIS 지역뿐 아니라 중동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며 신흥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5월까지 중동 건설기계 시장점유율은 13.4%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초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공식 협력업체인 아라비안 머시너리(Arabian Machinery)에 휠로더 20대를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사우디 여러 건설업체들에 19~52톤급 중대형 굴착기 70여 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대형 장비 수요가 드물었던 오만에서도 대형 휠로더 13대를 공급하는 등 올 상반기 중동 시장에서 총 460여 대를 판매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국가 재건 사업이 활발한 이라크에서도 공급 계약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기계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호황이었던 중국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나타난 신흥시장에서의 성과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판매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