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페이크]"지폐는 가짜 돈" 저축만 말고 차라리 金을 사라

■페이크
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민음인 펴냄


위조지폐도 아닌 ‘가짜 돈’이라니. 돈이 돈의 가치를 갖지 못하고, 돈을 모으고 오래 간직할수록 그 가치가 떨어지기에 ‘가짜 돈’이라 부른다.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닉슨 대통령이 금본위제를 폐지했을 때 미국 달러는 가짜 돈이 되었다”고 단언한다. 미국 달러화가 실질적 가치와는 관계없는 명목화폐로 전락했음을 꼬집은 말이다. 쉽게 찍어낼 수 있는 이런 종이 돈은 갈수록 구매력이 감소하고 있으며 정부와 중앙은행에 대한 신용이 무너지는 순간 종잇조각이 되고 만다는 뜻에서 ‘가짜 돈’이라 칭한 것이다.

투자와 돈에 대한 기존 통념을 뒤집었던 저자의 신간 ‘페이크’는 엘리트와 기득권자들이 우리의 돈과 교육을 손에 쥐고 뒤흔든 탓에 위태로워진 경제 상황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자산을 지킬 방법을 소개한다.


지폐가 가짜 돈이라면 진짜 돈은 무엇인가. 저자는 금과 은 같은, 정부나 중앙은행이 찍어낼 수 없는 실물이 진짜 돈이라며 ‘신의 돈’이라 부른다. 금·은 가격이 변동하는 이유는 정부의 ‘가짜 돈’이 가졌던 가치가 변했을 뿐이라는 게 설명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찍어내는 명목화폐는 ‘정부의 돈’이자 ‘가짜 돈’이니 차라리 비트코인·이더리움·집코인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중의 돈’인 전자화폐가 더 낫다는 게 저자의 확신이다.

책은 돈뿐만 아니라 교사(교육)도, 자산도 가짜라며 의심의 날을 세운다. 게다가 미국의 교육제도는 학생들을 ‘학자금 대출’의 명목 아래 1조 2,000억 달러의 채무자로 만들었고, 이는 미국정부가 보유한 가장 큰 자산 중 하나가 됐다. 그러면서 경고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시장 붕괴는 없다’는 주장은 가짜라고. 금융 재앙은 코앞에 다가왔다. 11년 전 금융위기 당시 파생상품 시장은 700조 달러 규모에 불과했으나 현재 파생상품 시장 규모는 1,200조 달러에 달하니 ‘대붕괴’가 될 것이라고 비장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돈을 모은다며 무작정 저축하지 말고, 무조건 집을 사지도 말고, 주식시장에 장기적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 차라리 금과 은을 확보하라고 조언한다. 1만8,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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