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부다페스트세계수영선수권 400m 자유형 계영에서 힘차게 입수하는 케일럽 드레슬. /AFP연합뉴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마이클 펠프스(왼쪽)와 금메달을 합작한 뒤 환호하는 드레슬. /출처=드레슬 인스타그램
2년 전 그날은 세계수영이 또 한 명의 괴물을 발견한 위대한 밤이었다.
2017년 국제수영연맹(FINA) 부다페스트세계수영선수권. 만 스무 살의 케일럽 드레슬은 남자 50m 자유형 결선에서 미국 기록인 21초15에 금메달을 따냈다. 그로부터 불과 30여분 뒤 100m 접영 결선에 나선 드레슬은 또 하나의 충격적인 기록을 작성하며 우승했다. 100m 접영에서 50초 벽을 깬 역대 세 번째 선수가 된 것이다. 이어 4명이 100m씩 이어 헤엄치는 400m 자유형 계영에서 드레슬은 첫 주자로 멀찍이 치고 나가 우승을 이끌었다. 이때도 100m 자유형 미국 기록을 경신했다. 이 대회에서 드레슬은 7관왕에 올랐다.
‘수영황제’ ‘인간 물고기’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2016년 은퇴 이후 가장 주목받는 수영스타가 마침내 광주의 물살을 가른다. 다이빙과 아티스틱·오픈워터 수영 등으로 대회 반환점을 돈 2019 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은 21일부터 경영 종목 일정에 돌입한다. 19일 미국 경영 대표팀 기자회견에 참석한 드레슬은 “지난 대회에 이미 7개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이번 대회 금메달 개수는 크게 중요하게 생각지는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지만 언론과 팬들의 기대는 엄청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펠프스와 라이언 록티가 수영계를 주무르던 시절이 지나가고 드레슬이 부상하고 있다”며 “내년 도쿄올림픽 최대 8개 종목 출전과 8개 메달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광주 대회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케일럽 드레슬이 19일 미국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금 23개, 세계선수권(롱코스) 금메달 26개의 펠프스가 만 15세에 이미 세계기록을 깬 천재였다면 드레슬의 출발은 조금 늦었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개인 종목 10개 타이틀을 따낸 플로리다대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다 펠프스의 은퇴 무대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펠프스와 함께 계영 2관왕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1㎝ 87㎏의 드레슬은 연습벌레로 알려져 있다. 그는 “매일 세 가지 목표를 정하고 꼭 해내려 한다. 그래야 성취감을 가지고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다”고 말한다. 식단도 철저하게 지킨다. 아침은 꿀을 곁들인 오트밀, 점심엔 단백질과 탄수화물 위주로 섭취하고 특히 해산물은 반드시 먹는다. 훈련 사이 30분간 낮잠을 자고 오후4시30분에는 하루 중 가장 푸짐하게 한 끼를 더 먹는다. 설탕을 피하는 대신 사과와 오렌지를 하루 내내 거의 손에서 놓지 않는다. 드럼과 우쿨렐레 연주로 저녁 시간을 보낸 뒤 오후10시30분쯤 침대로 향해 하루 8시간 취침을 지킨다.
드레슬의 주종목인 50·100m 자유형과 100m 접영은 오는 24일부터 시작된다. 특히 접영 100m에서 펠프스가 가진 세계기록 49초82를 갈아치울지가 최대 관심이다. 펠프스가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작성한 이 기록을 10년간 아무도 깨지 못하고 있다. 드레슬의 최고 기록은 세계기록에 0.04초 뒤진 49초86이다.
한국 간판 김서영(25)은 21일 오전10시 여자 200m 개인혼영 예선으로 한국 여자 경영 사상 세계선수권 첫 메달 도전을 시작한다. 같은 날 오후8시 준결선을 치르고 결선은 22일 오후8시에 펼쳐진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