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워치] 낮 130도·밤엔 -170도 '달의 극한 환경'…유인기지 어떻게 짓나

미국 아폴로 11호의 유인 달착륙 50년과 소련 루나 2·3호의 달탐사 60년을 맞아 미국·중국·유럽 등 우주강국이 경쟁적으로 달에 유인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국가항천국은 오는 2025년까지 달에 기지를 건설하고 5년 뒤 유인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28년까지 유인기지 건설에 나설 방침이다. 일본과 유럽우주국(ESA)은 각각 2030년까지 달에 기지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가졌다. 이들 우주강국의 계획이 목표대로 될지는 미지수지만 2030년대는 달 유인기지를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달에는 공기가 없고 낮과 밤이 각각 2주간 지속되는데 낮에는 130도, 밤에는 영하 170도나 된다. 우주 방사선도 강하고 운석이 쏟아진다. 유리 같은 모래인 달의 표토에 정전기가 있어 운반체의 베어링이나 우주복의 조인트에 들어가 고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중력도 지구의 6분의1에 불과해 대기가 아주 얇게 존재한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유인기지를 건설하려면 내열성과 단열성을 갖추고 공기가 새 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며 “햇빛과 그늘의 경계인 극지방에서 강력한 방사선과 운석으로부터 우주인을 보호할 수 있게 지하에 콘크리트로 기지를 건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력·통신 문제 등도 극복해야 한다. 탐사선에 전지와 충전용 태양광패널, 방열재 등을 탑재하고 38만㎞나 떨어진 지구와 신호를 주고받을 고성능 안테나도 갖춰야 한다.

우주건축도 인공 월면토에 보강재료를 넣어야 하는 등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이때 3차원(3D)·4차원(4D) 프린팅 기술을 진화시키면 기지를 만드는 데 유용하다. 나사는 표토를 900~1,000도로 가열해 수소와 접촉시킨 뒤 물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지질학자인 해리슨 슈미트는 “달의 표토는 우주인과 기기에 치명적 위협인 동시에 귀중한 광물의 보고”라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달의 남극과 북극에 200억톤가량의 얼음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돼 달기지와 정착촌 건설에 큰 힘이 된다. 식수와 농업용수·전기·산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사는 5~6년 뒤 건설될 달 우주정거장에서 2033년을 목표로 하는 화성 유인탐사선을 1년가량 체류시켜 각종 실험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구와 5,472만~4억㎞ 떨어진 화성에 지난해 11월 착륙한 무인탐사선 인사이트호의 경우 206일간 4억8,484㎞를 비행했는데 만약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무중력상태의 우주선에서 시력 저하, 근골격계 질환, 방사선 위협에 시달렸을 것이다. 나사의 전직 우주비행사 톰 존스는 “인류가 화성에 착륙하는 데는 25년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