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뚝심…인도서 빛보는 미래에셋

朴 13년 장기투자로 인도법인 키워
수탁액 상반기에만 1.7조 이상 급증
지난달 주식형펀드 자금 22% 흡수
부동산·스타트업 등 대체투자 확대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도법인(이하 인도법인) 운용자산 수탁액이 6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현지에서 운용하는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하면서 자금유입이 급격히 늘고 있는데다 부동산·벤처투자 등 대체투자로도 영역을 활발히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13년간의 뚝심 있는 ‘장기 투자’가 최근 들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19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인도법인의 수탁액이 3,675억루피(6조2,749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4조5,060억원이었는데 올 상반기에만 1조7,000억원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는 인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현지 운용 펀드들이 꾸준히 높은 수익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설정액이 2조원 이상인 인도법인의 대표 펀드인 미래에셋인디아펀드는 6월 말 기준 3년, 5년, 10년 수익률이 각각 53.7%, 95.7%, 411.3%에 달한다. 미래에셋이머징블루칩펀드도 3년과 5년 수익률이 각각 60.7%, 149.5%를 기록하며 설정액이 1조원을 넘었다. 5월 설정된 미래에셋포커스펀드는 공식 판매전에 77억루피(1,300억원)가 몰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인도법인이 운용하는 펀드들이 현지 주요 은행의 추천 펀드로 등재되면서 현지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법인은 6월 한 달간 인도 전체 주식형 펀드 자금유입의 22%를 차지했다.

인도법인의 괄목할 만한 성과는 박 회장의 고집스러울 정도의 장기 투자 결실로 풀이된다. 2006년 11월 설립한 인도법인은 현재 인도에서 유일하게 남은 순수 외국 자본 운용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글로벌 운용사가 인도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합작법인으로 전환했다. 미래에셋운용의 인도법인 역시 2006년 설립 이후 2011년까지 7년간 매년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수년간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현지 법인을 유지하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했다”며 “현지의 우수한 운용 및 리서치 인력을 유지하며 꾸준히 펀드 성과를 내자 현지 투자자와 판매사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2011년 흑자로 돌아선 인도법인은 2017년부터 드라마틱한 상승세를 탔다. 2017년 33억원이었던 이익은 지난해 78억원으로 뛰었다. 올 1·4분기에는 55억원의 이익을 냈다. 직원 수는 2016년 전에는 약 70명이었지만 지금은 132명으로 늘었다. 이중 한국인은 1명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주식형 펀드 외에도 부동산·벤처투자 등으로도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현지 부동산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설정했으며 올해도 1억달러 규모의 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 대출 펀드인 미래에셋크레디트오퍼튜니티펀드의 인가를 받았다. 올 들어서는 차량공유업체 올라, 온라인슈퍼마켓 빅바스켓의 투자자문을 맡아 자금을 유치했다. 또 퀄컴 및 노키아의 투자 자회사와 함께 인도의 배달 애플리케이션 섀도팍스와 코리빙 스타트업 졸로스테이에도 투자했다. 스와루프 모한티 인도법인 대표는 “출시 예정 펀드에 대한 투자 문의가 쇄도하고 사전 펀딩 확정 요청이 있을 정도로 미래에셋 브랜드가 인도 펀드시장에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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