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심하면 담석증 위험 3.1배까지 높아진다

60대 이상, 20~40대 2배 웃돌아
지방간 등급·나이가 발병요인 확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심하면 지방간이 없는 사람에 비해 담석증 발병 위험이 3.1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60대 이상 연령층은 20~40대보다 담석증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허규희 제주대병원 외과 교수팀이 지난 2009∼2017년 건강증진센터에서 초음파 검사 등을 받은 성인 중 과거 담낭절제술·간염 이력이 없는 7,886명을 대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무, 연령층과 담석증 발병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자 가운데 비알코올성 지방간 및 담석증 환자는 각각 40.6%, 4.5%였다.


19일 허 교수팀에 따르면 지방간 정도가 가벼운 1등급 환자의 담석증 위험은 지방간이 없는 사람의 1.48배였고 2등급(중등도) 1.86배, 3등급(중증) 3.1배로 커졌다. 지방간 등급은 초음파상 간 밝기 등을 토대로 나뉜다. 연령대별 담석증 위험은 50대가 20∼40대의 1.175배였고 60대 2배, 70대 이상 2.4배로 증가했다.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 환자군은 지방간이 없거나 경증인 그룹에 비해 체질량지수(BMI), 공복혈당, 혈중 콜레스테롤·중성지방과 각종 간효소 수치 등이 상당히 높았다. 당뇨병·이상지질혈증·고혈압 때문에 약을 먹고 있거나 혈당·혈압 등이 높은 대사증후군을 앓는 비율도 높았다.

허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심할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담석증 위험이 높아져 지방간 등급과 나이가 담석증 발병의 독립적 위험요인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5% 이상 쌓인 상태를 말한다. 지방간 환자는 간의 혈류가 나빠져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간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지방 등 소화액인 담즙(쓸개즙)이 농축돼 담석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석은 튀김·육류 등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어 담즙에 콜레스테롤 등이 많아도, 반대로 오랜 기간 지방 섭취를 하지 않아 담즙이 담낭(쓸개)에 저장·농축된 채 십이지장으로 잘 내보내지지 못해도 생길 수 있다. 유전 질환, 대사 이상, 고령, 간 질환, 비만, 당뇨, 약물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담석증 진료인원은 지난해 19만2,500여명으로 2014년 12만9,200여명보다 49% 증가했다. 담낭담석 환자의 70~80%는 무증상이지만 20~30%는 오른쪽 복부나 명치 통증, 소화불량, 식욕부진, 오심, 구토 등이 동반된다. 담석이 담도를 막아 담즙을 배출하지 못하면 복통·황달이 동반되고 간기능 수치에 이상이 나타나 급체, 위염, 간 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 초음파,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하다 우연히 발견되는 일이 많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