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전격 금리인하...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실수요자에겐 내 집 장만 적기"
강남 재건축 등 서울 집값 온기 확산
분양가상한제 등 추가 규제 앞당겨질수도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부동산 투자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정부에서 대출을 규제로 옥죄고 있지만,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게는 문턱이 낮아질 거란 기대다. 여기에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부터 서울 집값이 달궈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구매 결정을 앞둔 실수요자는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구매에 나설 타이밍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실수요자라면 매수 적기=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은 연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올해 초에만 해도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해 9·13대책의 여파로 집값 회복이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서울 집값이 반등하고 있는 데다 금리 인하가 집값 오름세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만큼 실수요자라면 지금이 적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실수요자 입장에선 대출 부담이 주는 만큼 내 집 장만을 고려할 만하다”며 “다만, 한일 경제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과도한 대출은 금물”이라고 언급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민간 적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청약 가점이 높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분양 시장을 노리는 것이 좋다”며 “낮아진 금리로 자금 조달 부담도 떨어진 만큼 실수요자에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구매 심리도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기준 지난 12일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85.6으로 지난주 83.2에서 더 올라 6주째 상승세다. 특히 강남 4구는 지난주 88에서 이주 92.3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최고치이자 지난해 11월 1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강남 재건축 발, 집값 강세 분위기 이어가나=강남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강남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지난 4월 이후 집값 상승의 근원지가 되고 있는데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이 반등세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현재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부활 등 강력한 규제책을 준비 중인데 시장에선 오히려 공급 축소 우려로 재건축·재개발 투자수요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 4월 19일 0.05%로 상승전환 한 뒤, 이달 12일 0.3% 오르며 13주째 오름세다.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 1단지, 대치 은마,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등 주요 단지들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하가 전격 이뤄지면서 재개발·재건축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위원은 “최근 들어 부동산이 투자상품으로 가치가 커진데다 대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금리 민감도도 많이 높아졌다”며 “재건축·재개발이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투자용 부동산에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역시 “정부의 규제로 공급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여기에 기존 부동산 보유자들의 금융권 이자 부담이 낮아지면서 시장에는 매도보다 매수 수요가 많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가상한제 등 추가 규제는=정부가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하는 추가 부동산 대책 마련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현재 민간택지로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적용하기 위해 시행령 개정안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금리 인하로 규제 약발이 약해질 수 있는 만큼 추가 대책도 함께 내놓을 것이라는 평가다. 현재 예상되는 대책은 대출규제다. 현재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무주택자에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에서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는 고가 아파트 기준이 9억 원에서 더 낮아질 수도 있다. 박원갑 위원은 “정부가 특정지역에 대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방안들이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재명·박윤선·한동훈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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