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Fun] 소형 SUV 뒤흔들…'뉴·스'가 떴다

■현대차 베뉴 타고 144㎞
패밀리룩 적용해 듬직한 외관
스마트스트림 엔진탓 뒷심 아쉬워
■기아차 셀토스 타고 130㎞
스티어링휠 장착…탄탄한 주행감
준중형급 SUV처럼 실내공간 넉넉

기아차 셀토스(위), 현대차 베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일주일 간격으로 나란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내놨다.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독주 중인 쌍용자동차의 티볼리를 막아보겠다는 심산이다. 사실 같은 소형이지만 두 차의 체급은 큰 차이를 보인다. 티볼리를 사이에 두고 아래에서는 현대차의 베뉴가, 위에서는 기아차(000270)의 셀토스가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두 차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고려했을 때 아주 흥미로운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뉴는 경기도 용인에서 여주까지 144㎞, 셀토스는 여주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130㎞를 달렸다. 셀토스는 1.6 가솔린터보에 7단 듀얼클러치(DCT) 변속기를 쓴다. 기아차가 자주 선보이고 있으며 시승을 통해 자주 접해본 조합이다. 세팅마다 차의 특성에 맞춰 다른 느낌을 전하는데 K3 GT는 꽉 조인 단단함을, 쏘울 부스터는 탄탄하지만 가벼운 주행감을 준다. 셀토스의 스티어링휠은 가벼웠지만 주행 중 속도감응식 스티어링휠이 움직이자 탄탄한 무게감을 주도록 바뀌었다. 셀토스의 1.6 터보 가솔린 모델은 최고 출력 177마력, 최대 토크 27.0㎏·m를 낸다. 동승자 두 명을 싣고 고속도로에서 힘을 내봤다. 4단으로 킥 다운된 변속기는 엔진회전수(RPM)가 약 5,800에 이를 때까지 쭉 밀어붙인다. 변속까지 속력을 팽팽하게 밀어내는데 이때 스티어링휠마저 묵직해지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셀토스는 장착한 금호타이어 마제스티 솔루스9와 궁합이 좋다. 이 타이어는 정숙성과 승차감에 집중하면서 스포츠 주행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셀토스를 타면 SUV의 특성 탓에 노면 진동이 다소 있지만 소음은 적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부분을 타이어가 해냈다고 생각한다.

베뉴에는 ‘스마트스트림 G1.6’ 가솔린 엔진에 IVT(무단변속기) 조합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 123마력, 최대 토크 15.7kg·m의 성능을 낸다. 작은 차체인 만큼 가속패들을 밟자 무리 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하지만 뒤에서 끊임없이 밀어붙이는 힘은 약하다. 특히 시속 80㎞~100㎞ 구간에서는 살짝 지루할 정도로 속도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면도 있다. 연비를 우선시하는 스마트스트림 엔진 때문인듯하다. 시승 당시 베뉴의 실측정 연비는 ℓ당 13㎞를 웃돌았다.

하지만 시속 100㎞를 넘어서 고속으로 주행하자 힘이 많이 모자란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차체가 작기 때문이기도 할 듯하다. 고속 주행 시 들리는 엔진 소리는 소형 SUV에서 들을 수 있는 찢어지는 굉음이 아니다. 기대를 하지 않았던 탓인지 중·저음역대의 엔진음과 경쾌한 몸놀림은 운전에 재미를 붙여준다.


현대차 베뉴 인테리어

두 차 모두 내·외관 디자인이 잘 나왔다. 베뉴는 소형이면서도 기존 현대차 SUV의 패밀리룩을 입은 탓인지 소형처럼 보이지 않았다. 현대차 특유의 육각형 모양 라디에이터 그릴 안을 채운 큼직한 격자무늬의 캐스케이딩 그릴은 차체를 더욱 크게 보이게끔 만들었다. 네모 모양의 주간주행등은 베뉴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다.

셀토스는 다들 레인지로버사의 이보크와 레인지로버스포츠를 빼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실제로 셀토스를 보자마자 레인지로버가 아닌 이전 세대인 쏘렌토R과 스포티지R이 떠올랐다. 호랑이 코 그릴이 쏘렌토R에서 보던 것처럼 투구 모양으로 자리 잡았다. 눈인 헤드램프는 혼다 어코드가 떠올랐다. 펄 효과를 적용해 화장한 것처럼 반짝이는 속눈썹이 안에 자리 잡았다.

인테리어는 각각의 특징이 선명했다. 베뉴는 간결했다. 수많은 버튼이 덕지덕지 붙어있지 않았다. 물론 기능이 적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잘 정리된 모습이다. 센터페시아에 널찍한 디스플레이 양옆에 송풍구가 붙어 있고 그 아래 기능 버튼이 횡대로 나열해 있다. 원 모양의 공조기 제어버튼 아래로 기어봉이 달려있다. 전장 4,040㎜의 소형차인 탓에 내부 공간은 다소 좁아 보인다. 키 180㎝의 성인 남성이 운전석에 앉았을 때 2열 승객은 꽉 낀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160㎝대의 여성 운전자라면 2열의 공간은 넉넉하다.

기아차 셀토스 인테리어

셀토스는 말이 소형이지 준중형급과 비교해야 할 정도로 넉넉한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인테리어도 잘 정리돼 있다. 일단 센터페시아 상단에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띄워(플로팅타입) 놓았다. 그 밑으로 에어컨 송풍구와 조작부가 가로로 이어졌다. 가격이 제한되기 때문에 소재가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실내 전체가 수평으로 일체감을 맞춰 연결돼 딱 봐도 깔끔하고 안정적이다.

가격은 다소 아쉽다. 소위 말하는 ‘깡통’ 베뉴의 시작 가격은 1,473만원, 셀토스는 1,900만원대다. 풀옵션을 장착하면 가격은 껑충 뛴다. 시승한 베뉴의 기본 가격은 1,700만원대지만 풀옵션이 적용되면 2,100만원을 넘어버린다. 가장 비싼 트림이 2,110만원임을 고려하면 베뉴의 최고급 모델은 2,000만원 중반대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셀토스 역시 1,900만원선에서 시작한다지만 어느 정도 돈을 써야 한다. 기아차가 잘 팔릴 것으로 예상하는 프레스티지트림(2,238만원)에 4륜을 달면 2,415만원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준수한 주행성에 충만한 재미도 느끼려면 보스(BOSE)사운드(147만원)를 선택해야 하는데 가격이 2,562만원이 된다. 프레스티지 트림은 셀토스의 상징인 풀 LED 램프와 방향지시등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멋진 외모와 주행성을 다 잡으려 노블레스와 4륜, 보스사운드를 모두 적용하면 가격이 2,768만원까지 간다. /구경우·박성호기자 bluesquar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