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나경원 “임시국회 안타까워...추경안 너무 심했다”

■페이스북 통해 日보복 대응 추경안 비판
“정부, 액수·항목 확정 않은 채 그저 통과시키라는 식”
“1,200→3,000→5,000→8,000억 왔다갔다...국회 예산 심의권 어떻게 보길래 이러나, 자괴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대구·경북 지역 당원 교육을 위해 KTX로 이동하는 중 메모를 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 페이스북 캡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6월 임시국회에서) 대승적 양보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정부가 낸 추가경정예산안이라는 것이 해도 해도 너무 심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정오께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경북 지역 당원 교육을 위해 열차로 이동 중”이라며 “모처럼 어렵게 연 임시 국회인 만큼, 잘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참 안타깝다. 허망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고 적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9일 하루에만 세 차례 회동했다. 그러나 삼척항 북한 목선 국정조사를 받으라는 한국당과 받을 수 없다는 더불어민주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빈손으로 회기를 마무리했다.

나 원내대표는 “일본 통상보복 대응 추경, 액수도 항목도 확정하지 않은 채 그저 통과시키라는 식이었다”며 “1,200억에서 3,000억으로 갔다가 5,000억, 8,000억.. 종잡을 수 없이 왔다 갔다 한다.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어떻게 보길래 이럴까, 정말 자괴감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대체 추경 의지라는 것은 있었을까. 경제 위기, 일본 통상보복의 피해를 결국 추경 불발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역설했다.

당초 이낙연 국무총리가 언급한 일본 무역규제 대응 추경 예산은 1,200억원이었고 이후 민주당은 3,000억원을 언급했다. 그러나 최근 각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추가된 예산을 합치면 총 8,000억원 가량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일인데 관련 예산이 뚜렷한 편성 기준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편성되고 그 내역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국회에 보고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나 원내대표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19일 오후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2차례 회동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각각 나오고 있다. 사진 왼쪽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뉴스

대구·경북 지역 당원 교육을 위해 열차로 이동 중이다. 모처럼 어렵게 연 임시국회인만큼, 잘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참 안타깝다. 허망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대승적 양보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부가 낸 추경안이라는 것이 해도해도 너무 심했다.

일본 통상보복 대응 추경, 액수도 항목도 확정하지 않은 채 그저 통과시키라는 식이었다. 1200억에서 3000억으로 갔다가, 5000억, 8000억.. 종잡을 수 없이 왔다갔다 한다.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어떻게 보길래 이럴까, 정말 자괴감이 들었다.

도대체 추경 의지라는 것은 있었을까. 경제 위기, 일본 통상보복의 피해를 결국 추경 불발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일본의 통상보복을 예상했지만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 차원에서 TF를 구성했고 기업과 알아서 대비했을 거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식의 답변, 무려 우리 경제를 총괄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들었다. 할말을 잃었다. 우리 국민이 믿고 의지해야 할 정부의 태도가 이런 식이었다.

그리고 오직 흘러나오는 말들은 죽창가, 매국, 이적, 친일 등이다. 책임은 보이지 않는다. 문제 해결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무능과 무책임의 정권, 정말이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전국의 당원들을 만나러 가는 들뜨는 길이어야 하지만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끝>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