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거두고 호가 올리고..금리 내리자 집값도 꿈틀

■ 금리인하 후 부동산시장 보니
주택소비심리 9개월만에 최고 속
유동자금 유입 기대로 상승론 확산


“지난 18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 매수자들의 문의가 늘어났네요. 매물이 많지 않아서 호가는 오르고 있습니다.” (마포구 J 부동산)

“집값이 오른다고 보는 것 같아요. 집주인들이 매물 의사를 철회하고 있어요.” (서초구 R부동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물이 줄고 호가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대출금리 인하와 공급축소 우려 등으로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서울경제가 주요 부동산 중개업소에 문의한 결과, 호가 상승과 매물 철회 현상이 뚜렷했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은데 시장에 매물이 없다”며 “강남 지역으로 갈아타거나 일시적 2주택자들만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 역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고 있다”며 “호가가 갑자기 1~2억원씩 오르니 매입하려는 사람들이 난감해한다”고 언급했다.

시장에 매물이 줄고 호가가 오르는 이유는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8.3으로 5월보다 19.8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 지수는 전국 152개 시·군·구의 일반가구와 중개업소에 설문한 답변을 기초로 산출하는데 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격상승을 체감했다는 응답이 많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 유동자금이 늘어날 수 있어 집값 상승을 내다보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또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활 등 규제정책 강화로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 상당수 중개업소 관계자는 상승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체감될 정도라고 말한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금리가 인하되면 시중에 돈이 풀리지만, 현재 경기가 나빠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상태”라며 “아파트 소유주들 가운데 적잖은 수가 매매 의사를 철회하고 있어 ‘품귀 현상’이 나타날 정도”라고 언급했다. 마포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마포구의 대장주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가 최근 14억원에서 14억5,000만원 정도로 올랐다”며 “집주인들 사이에선 집값 상승이 다시 시작됐다고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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