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송도 쉐라톤-사이판 라오라오 리조트 매각 시동

KDB인베 출범에 속도 내는 대우건설 매각
비핵심 자산 재매각 추진
매각 방식도 공개 입찰로 변경
원매자 찾아 재무구조 개선 단비 될지 주목

대우송도호텔 전경

대우건설(047040)이 비핵심 자산 매각 작업을 다시 시작한다. 최근 대주주가 KDB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로 바뀌자마자 속도감 있게 매각 작업을 시작하는 모습이다. 1차 매각 때와 달리 공개 경쟁 입찰 방식으로 매각 방식도 바꾸는 등 적극적 자산 매각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대우송도호텔(쉐라톤 그랜드 인천)과 사이판 라오라오 리조트(SJDI) 매각을 진행한다. 매각 주관사는 삼정KPMG다. 송도 쉐라톤호텔은 보통주 762만3,000주 및 우선주 7만7,000주 등 대우건설이 보유한 지분 100%가 매각 대상이다. 라오라오 리조트는 대우건설이 보유한 보통주 6,210만주가 새주인을 찾는다.

송도쉐라톤은 지하 2층~지상 22층 객실 수 321실의 특1급 호텔로 연면적(총 바닥면적) 5만3,202.44㎡(1만6,093평)다. 2009년 영업을 시작했지만, 경영난으로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부채만 1,42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은 306억원, 손실은 48억원이다.

라오라오 리조트는 2008년 대우건설이 개발했다. 36홀의 골프장과 54실의 객실을 갖춘 골프 리조트다. 유명 골퍼 그레그 노먼이 디자인한 코스에 풍광이 좋아 선호도가 높은 사이판 골프 관광지로 알려졌다.


두 매물 모두 이달 22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입찰 서류를 받는다. 라오라오 리조트 본입찰은 8월 29일이다. 송도 쉐라톤은 상황을 봐서 입찰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의 최대 주주였던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비핵심자산 매각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가격, 그리고 제한적 경쟁입찰 방식으로 소수의 인수 희망자만을 대상으로 매각을 진행하면서 새 주인 찾기에 실패한 바 있다. 송도 쉐라톤은 1,200억원, 사이판 리조트는 500억원으로 평가 받았다. 다만 1차 매각 당시 투자설명서(TM)에 기본적 재무정보 조차 제대로 담겨있지 않아 매각 의지까지 의심받기도 했다.

사이판 라오라오베이 골프리조트 모습/사진제공=SKM건축사무소

하지만 대주주가 KDB산업은행에서 KDB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되면서 분위기가 180도 바뀌는 모습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8일자로 산은으로부터 대우건설 주식 2억1,093만1,209주(지분율 50.75%)를 넘겨 받은 바 있다. KDB인베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치권과 지역사회 등 외풍(外風)을 막고 시장 중심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자 산은이 만든 자회사다. KDB인베의 첫 시험대는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다. KDB인베는 출범 직후 대우건설 밸류업을 통한 매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공개 입찰로 진행되는 점, 그리고 매각 주관사 교체 없이 기존 삼정KPMG로 진행하는 점 등을 근거로 매각에 속도를 본격적으로 내려는 취지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관사 신규 선정 작업 시간까지 아끼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2,9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15.3% 증가했다. 다만 올해 1·4분기 들어 순익은 494억원으로 전년대비(1,113억원)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바 있다. 장기 금융상품부채가 늘면서 부채 역시 7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비핵심자산 매각은 재무 개선에 적게 나마 힘을 보탤 전망이다. 과거 산은은 2020년까지 경영 정상화 과정을 거쳐 대우건설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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