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CIA 협조 간첩 17명 체포...트럼프 "이란 주장은 거짓"

미·이란 긴장 국면서 미국 적대행위 부각
폼페이오 "이란은 오랫동안 거짓말" 일축
트럼프도 트윗 통해 "이란 주장 거짓" 반박

이란에 나포된 영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가 21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 아바스 항에 정박한 가운데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쾌속정과 헬리콥터가 유조선 주변에서 순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테헤란=AP연합뉴스

이란이 지난해(2018년 3월21일부터 1년간)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계된 고정간첩 17명을 체포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란 정보부가 이들 간첩을 최근 새롭게 체포하지도 않았는데도 지난 1년간 실적을 이날 발표한 것은 미국과 긴장이 고조한 시점에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적대 행위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측은 즉각 “이란의 주장은 거짓”이라며 일축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정보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은 점조직식으로 암약하면서 이란의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 CIA로 유출하는 일을 했다”라며 “국가를 배신한 이들 가운데 일부에게는 사형과 장기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이들 간첩은 경제, 핵기술, 사회기반시설, 군사, 사이버 부문의 민간 기업에 취업해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라며 “사형이 확정되면 교수형이 집행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정보부는 CIA가 이란인을 간첩으로 포섭한 방법도 자세히 공개했다. 정보부는 “이들 간첩 일부는 미국 입국 비자나 아랍에미리트(UAE) 체류비자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비자 발급을 미끼로 CIA에 포섭됐거나 기존 미국 비자를 갱신하려면 간첩 행위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 기밀 정보를 취합해 넘겼다”라고 설명했다.


또 “외국에서 열린 전시회, 국제회의에 참석한 이란인에 접근하거나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를 세워 이란인을 고용하는 척하면서 간첩 행위로 유도하는 수법도 썼다”라고 덧붙였다. 아예 이메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으로 직접 접촉해 ‘정보 협력 업무’를 제안하는 방법도 동원됐다고 정보부는 밝혔다.

정보부는 이렇게 포섭된 이란인은 간첩 장비를 다루는 법을 CIA 요원들에게 훈련받았고, CIA가 이런 장비를 벽돌로 위장해 이란의 공원, 산의 특정 위치에 놓으면 이들 이란인 간첩이 주워 벽돌을 깨 안에 있는 장비를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정보부는 간첩 혐의를 받는 이들 17명의 신원뿐 아니라 이들과 접선해 정보를 건네받았다는 CIA 요원 4명의 얼굴도 공개했다.

다만 미국 측은 이란의 이 같은 주장이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은 오랫 동안 거짓말을 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CIA 스파이들을 잡았다는 보도는 완전한 거짓”이라면서 “진실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는 미국의 발표를 이란이 부정한 것을 언급하며 “이란 정권의 (격추된 그들의 무인기와 같은) 더 많은 거짓말과 선전은 형편없이 실패하고 있으며 그들은 뭘 해야할 지 모르고 있다. 그들의 경제는 죽었고, 더 나빠질 것이다. 이란은 완전히 엉망이다!”라고 덧붙였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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