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047040)이 비핵심 자산에 대한 재매각에 나섰다. 최근 대주주가 KDB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로 바뀌면서 속도감 있게 매각 작업이 재개되는 모습이다. 1차 매각 때와 달리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는 등 매각자 측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대우송도호텔(쉐라톤그랜드인천)과 사이판 라오라오리조트(SLDI) 매각에 돌입했다. 대우건설 보유 지분 100%가 매각 대상이다. 송도호텔은 보통주 762만3,000주와 우선주 7만7,000주, 라오라오리조트는 보통주 6,210만주가 새 주인을 찾는다. 매각주관사는 삼정KPMG다.
송도 쉐라톤은 지하 2층~지상 22층, 321실 규모의 특1급 호텔이다. 지난 2009년 영업을 시작했는데 경영난으로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부채가 1,429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306억원, 손실은 48억원이다. 라오라오리조트는 2008년 개장했다. 36홀의 골프장, 54실의 객실을 갖춘 리조트다. 두 곳 모두 22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입찰 서류를 받는다.
산은은 지난해 10월부터 대우건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을 진행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 때문인지 새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송도 쉐라톤은 1,200억원, 사이판 리조트는 500억원으로 평가됐다. 여기에 제한적인 경쟁입찰로 소수만을 대상으로 매각을 진행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최근 대주주가 산은에서 KDB인베로 바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KDB인베는 산은이 민간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을 위해 출범시킨 자회사다. KDB인베가 조성한 PEF는 이달 8일 산은으로부터 대우건설 주식 2억1,093만1,209주(지분율 50.75%)를 넘겨받고 대주주가 됐다. 이후 대우건설 밸류업을 통한 매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개 입찰로 매각 방식을 바꾸고 매각주관사 변경 등 별도의 작업 없이 최대한 빠르게 자산을 정리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순익(2,973억원)이 전년 대비 15.3% 증가했지만 올해 1·4분기 순익(494억원)은 전년 대비 55.6% 급감했다. 부채 역시 7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 가까이 급증하는 등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