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시장 공략 액셀 밟는 만트럭버스

전기버스 내년 하반기 출시
연간 400~500대 판매 기대


지난 15일(현지시간) 폴란드 스타라호비체에 위치한 만트럭버스의 버스 생산공장. 버스의 중추신경 격으로 엔진과 변속기, 바퀴 등이 부착된 프레임인 섀시를 비롯해 섀시 위에 철제 뼈대를 얹은 버스 완제품까지 조립 공정이 한창이다. 대부분 공정이 자동화된 승용차 생산라인과 달리 각 공정별로 근로자들이 여럿 달라붙어 있는 게 눈에 띈다. 버스 등 대형 상용차 생산라인의 경우 차체 크기 때문에 자동화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 사람의 손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공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공장 한켠에 만트럭버스의 미래를 책임질 ‘라이온스 시티 E’ 시험생산 모델이 한 대 서 있다. 만트럭버스의 차세대 친환경 모델인 이 전기버스의 운전석 윗공간에는 배터리가 설치될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배터리를 버스 앞 지붕에 설치하면서 버스 뒷부분 엔진타워가 사라져 뒷좌석 공간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 일반 버스보다 좌석을 4개 더 설치할 수 있고 배터리를 후면에 배치할 경우 충돌에 따른 위험성도 제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라이온스 시티 E는 한번 충전으로 200㎞, 우호적 환경에서는 최대 270㎞를 달릴 수 있다. 평균 100kW의 충전 속도로 3시간 안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이 전기버스의 배터리 공급 업체로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트럭버스는 전기버스 신모델을 앞세워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대폭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16일 독일 뮌헨 만트럭버스 본사에서 만난 루디 쿠흐타 버스사업총괄 수석부사장은 “한국 버스 시장은 전 세계에서 4~5등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 시장”이라며 “현재 9,000대가량인 한국 버스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연간 400~500대 정도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한국에서 버스 사업을 시작한 만트럭버스는 2016년 2대, 2017년 47대, 2018년에는 74대의 버스를 판매했다.

쿠흐타 수석부사장은 특히 미래 상용차 전략과 관련해 “당장은 천연가스(CNG) 버스 등 가스 모델에 집중하고 미래에는 전기버스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한국 업체들이 집중하는 수소버스는 안전과 비용적인 면에서 점검할 사항이 있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은 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만트럭버스는 한국 시장에서 수소버스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면 수소버스 사업을 새로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율주행 버스는 승용차에 비해 당장 상용화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쿠흐타 수석부사장은 “최근 세계 대중교통 박람회에서 토론이 있었는데 오는 2028년 전에 자율주행 버스가 도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하지만 제한적인 공간에서는 도입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중대형 버스 시장 점유율이 83.5%에 이르는 현대·기아자동차와의 경쟁과 관련해 쿠흐타 수석부사장은 “한국 버스 시장은 현대·기아차가 점유하고 있지만 우리도 경쟁력이 있겠다 싶어서 진입하게 된 것”이라며 “트럭으로 먼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구축한 플랫폼과 고품질 버스에 대한 수요, 내구성, 가격 대비 운용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스타라호비체(폴란드)·뮌헨(독일)=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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