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경제성장 전망 반토막...IMF, 브라질·멕시코 1% 아래로↓

IMF, 연금개혁보다 글로벌 경제·신흥국 상황에 무게
골드만삭스 “브라질, 내년에도 1% 성장에 그칠 가능성”

브라질 헤알화 지폐.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중남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3개월 만에 반토막났다. 중남미의 ‘두 거인’ 브라질과 멕시코의 성장 전망이 정책 불확실성 속에 다시 1% 아래로 내려갔다.

IMF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중남미 전체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0.6%로 제시했다. 3개월 전인 지난 4월의 전망치 1.4%에서 절반 아래로 낮아진 수치다.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은 3.2%로 제시했는데 중남미의 성장 전망이 그보다 훨씬 큰 폭으로 하향된 것이다.


중남미의 1·2위 경제 대국인 브라질과 멕시코의 성장 전망치가 대폭 깎였다. IMF는 브라질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0.8%로 크게 낮췄고, 멕시코도 1.6%에서 0.9%로 하향했다.

IMF는 멕시코에 대해 “정책 불확실성과 신뢰도 약화, 차입 비용 증가 등 탓에 투자가 여전히 위축돼 있고 민간 소비가 둔화했다”며 “최근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차입 비용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멕시코는 89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고 지난해 12월 취임한 중도좌파 성향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최근 카를로스 우르수아 전 재무장관이 경제 정책을 둘러싼 이견을 이유로 돌연 사임한 것과 국영 석유기업 페멕스의 회생 계획에 대한 실망감 등도 멕시코 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부추기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연금을 비롯한 구조적 개혁 승인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심리가 상당히 위축됐다”고 IMF는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브라질 정부는 연금 수령 연령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연금 최소 납부 기간은 늘리는 연금 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하원 1차 투표를 통과했으나 아직 절차가 남아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브라질 경제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신흥시장 전문가인 세자르 마스리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브라질 귀환이 외부 요인에 의해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브라질의 성장률을 1.7%와 2.8%로 전망했으나 이번엔 1.2%와 1%대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브라질 시장의 전망(2.1%)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연금개혁 등 국내 상황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글로벌 경제와 중국·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 상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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