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서울경제 DB
“제가 취임 초 ‘토르의 망치’를 준비하겠다고 했는데 인공지능(AI) 중심의 종합연구기관으로 전환하겠습니다.”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2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를 기반으로 ‘국가 지능화’를 달성하기 위해 탈바꿈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마블코믹스의 인기 캐릭터이자 북유럽신화의 천둥을 다스리는 신(神)인 토르의 망치처럼 AI를 키우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원장은 지난 1986년부터 ETRI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을 거쳐 올해 4월1일 원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그는 “AI는 소프트웨어(SW) 과목의 하나가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패러다임의 새로운 기제”라며 ETRI에 ‘인공지능연구소’와 공공서비스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지능화융합연구소’를 신설했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 내 반발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5월 ‘국가 인공지능 종합연구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안을 직원들에게 발표하자 8대2로 반대하는 분위기였는데 설득 끝에 지금은 5대5 정도가 된 듯하다”고 했다. 이어 “이 안을 지난달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 안건으로 올렸다. 씨름처럼 뒤집기 한판을 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연내 연구개발(R&D) 방향이나 투자 포트폴리오 등을 담은 ‘국가 지능화 종합계획’ 초안을 만들겠다고도 밝혔다.
한편 그는 AI 연구소인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에 대해서는 “AIRI는 주식회사로 민간 중심의 R&D 서비스 기관으로 시작됐지만 그 이후 행보는 내가 말할 것은 아니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AIRI는 알파고 쇼크가 있었던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능정보산업발전전략을 세운 뒤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KT·네이버·현대자동차·한화생명 7곳이 30억원씩 총 210억원을 투자해 설립했으나 성과가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